동양생명 희망퇴직 단행…IFRS17 도입 앞둔 보험업계 전반의 문제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인력 감축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고용안정협약 기간이 만료된 이후 1월 말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에 감원 한파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실적까지 줄고 있어 보험업계의 인건비 축소를 위한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 동양생명, 고용안정협약 종료 이후 첫 희망퇴직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30일부터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45세 이상이나 15년 이상 근속자로 하며, 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42개월치 급여가 지급된다.

희망퇴직 대상자를 살펴볼 때 대부분 차장(수석)급 이상이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창업지원비와 건강지원비로 2,200만원, 장기근속 시 최소 2개월에서 최대 4개월치의 급여가 추가 지급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단행된 지난 2017년 희망퇴직 이후 1년 3개월여 만이다.

새해 들어서고 명절을 앞둔 상황에 동양생명의 감원 한파가 불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생명은 작년 9월 31일자로 고용안정협약이 종료됐다. 지난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3년간 구조조정으로부터 고용을 보장받는 기간이 만료된 것이다.

고용안정협약 기간이 끝난 가운데 진행되는 희망퇴직이 사측의 예상 수요보다 밑도는 경우 향후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된 일반적인 희망퇴직일 뿐”이라며 “희망퇴직 신청을 강제한다는 등의 행위는 없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에 부는 희망퇴직 열풍
이 같은 희망퇴직은 동양생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시기가 다가오면서 최근 보험업계는 인건비 축소를 위해 희망퇴직 및 상시로 퇴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작년 11월부터 공로휴직을 시행하면서 25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휴직 시에도 기본급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화생명은 작년 말 ‘상시 전직지원 제도’를 도입, 임직원이 퇴사할 경우 금전적인 지원하고 있으며, 신한생명도 금융권에서 최고수준의 위로금을 지급하면서 작년 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도 작년 10월과 12월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각각 118명, 23명이 회사를 떠났다.

보험업계에 불어 닥친 희망퇴직 열풍은 포화된 보험시장에서 저금리 기조까지 지속되면서 수익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주요 생보사들의 작년 3분기 순익은 1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25%가 감소했다.

이는 2022년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이 도입되면서 생보사들이 초회보험료 규모가 작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데 따라 감소한 영향이다.

새 회계기준은 저축성보험의 경우 부채로 인식돼 보험사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보장성보험은 수익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날로 커져가는 영업손실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에 따라 단기적으로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며 “이 때문에 지속적인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퇴직을 장려하기 위한 조치들도 속속히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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