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골절진단비 특약 보장 축소…특약 경쟁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상 이후 다시 과열 조짐을 보였던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 특약 경쟁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이 최근 골절진단비 특약 보장을 축소하고 가입 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상위권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활발했던 특약 경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보험료 인하 경쟁을 벌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손해보험사들은 특약 보장 확대 및 인수기준 완화를 통해 신규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현대해상 골절진단비 특약 축소
3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2월 깁스 업계 누적 가입 한도를 50만원으로 신설하고 골절진단비 특약의 업계 가입한도를 500만원까지로 제한한다.

당초 현대해상은 깁스와 골절진단비 특약에서 타사와 달리 업계 가입 한도 없이 고객을 인수해 왔으나 다음달부터는 이 같은 제한으로 자동차보험 가입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정 수치를 크게 웃돌 정도로 악화된데다 손해율 개선을 위해선 하반기 추가 보험료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 따른 결정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은 타사 대비 넓은 보장범위와 유연한 가입기준으로 GA채널 등 판매채널에서 자동차보험 시장의 강자로 도약했다.

GA채널에서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2위권 경쟁사인 DB손보와 KB손보는 물론 시장점유율 1위사인 삼성화재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던 상태다.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았던 골절진단비 특약을 통해 신규 모집하는 고객 대비 보험금 지출로 인한 수익성 악화 현상이 더 뚜렷하다 판단했던 셈이다.

실제로 현대해상이 인수기준을 강화한 골절진단비 특약의 경우 지난해부터 손보사들의 보장 확대 경쟁이 과열되면서 금융당국의 우려를 사왔다.

금감원은 손보사들의 골절진단비 특약 가입한도 확대를 우려, 이를 축소할 것을 요구했으며 손보업계는 100만원이었던 가입한도를 20~50% 축소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에서 판매하는 자동차부상치료금‧위로금 가입한도를 앞다퉈 확대, 보장 확대 특약을 변경해가며 특약 경쟁을 지속했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이어지면서 손보사들의 특약 경쟁은 예년보다 심각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 보험료 인상…특약 경쟁으로 우회돌파
반면 현대해상의 골절진단비 특약 강화와 별개로 손보사들의 특약 경쟁 자체는 잦아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악화된 손해율로 자동차보험료를 잇달아 인상했던 손보사들이 특약 보장 확대 및 가입 기준 완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워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진 상황을 보장 확대 및 인수 방침 변경을 통해 타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손보업계는 올해 초 이뤄진 3% 수준의 보험료 인상으론 작년 대두된 손해율 악화 요인 중 공임비 인상 요인만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폭염 등 기후 악화로 촉발된 손해율 악화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손보사들이 감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무분별한 특약확대 경쟁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보험료 인상이 이뤄진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보험사들이 내세울 수 있는 신규고객 모집 카드가 가입기준 완화 및 보장 확대 외에는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양호한 특약에서 경쟁이 다시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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