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협회 한해 등록만 7만 명 넘어…‘쉬운 영업의 한계’ 지적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보험업계에 매년 수만 명의 설계사가 도입되고 있지만 정착하지 못해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되는 설계사 수가 7만명을 넘어선 반면 전속설계사의 숫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설계사 진입 장벽이 낮고, 도입 초기 지인을 통한 단기간의 쉬운 영업의 한계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으로 정착률 제고를 위한 보험업계의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 7만명의 도입 설계사 다 어디로?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매년 설계사 자격시험을 통과해 보험사에 등록을 마친 인원이 수만 명에 달하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보험사를 떠나고 있다.

실제로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등록 업무를 마친 설계사의 수는 2017년 7만7,136명, 2018년 7만4,710명으로 나타났다.

7만명을 넘어선 이 같은 수치는 2018년 말 손보업계 전속설계사 조직 규모인 8만1,741명에 육박할 정도로 작지 않은 규모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보업계에는 2017년 4만3,190명, 2018년 3만8,390명이 도입됐고, 손보업계는 각각 3만3,226명, 3만6,320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처럼 한 해 수만 명이 전속설계사 등록 업무를 하지만 보험사들의 설계사 정착 문제는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아있는 상태다.

설계사 자격시험 문턱이 낮아 전속 조직을 확충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렇게 도입된 설계사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단기간 내 이탈하면서 전속조직 규모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의 경우 지난 2012년 15만7,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하락하면서 작년 10월에는 1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손보업계 전속조직 규모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한해 도입되는 설계사 수가 7만명을 넘어섬에도 불구하고, 전속 조직이 지속 감소하는 이유는 업무를 시작한 이후 단기간 내 지인영업을 통해 쉽게 영업하는 관행 탓이다.

전속 설계사로 위촉한 경우 상품 판매 위주의 교육 이수와 함께 지인 리스트를 작성하는데, 친밀도 위주의 영업 이후 지인 풀이 사라지면 영업이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지인을 통한 소개영업 및 개척영업 시도로 이어지지만, 이마저도 계약 유치가 어려워 결국 이탈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설계사 업무를 지인 영업을 통해 단기간 내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례도 있어 정착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생보업계 한 설계사는 “지인영업도 수월하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라며 “지인영업을 마치고 나면 소개 및 개척영업에 나서는데, 관계 개선부터 계약까지 쉽지 않아 그만두는 것을 고려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 조직·계약 유지 위해 정착에 힘써야
설계사 정착 문제는 전속 조직의 안정도 기여 뿐 아니라 이들로 인해 발생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매년 설계사 정착을 위해 양성대책 마련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적에 비례한 수당 지급 체계로 실적 미달 시 발생 수입이 급감해 그만두는 설계사가 발생하고, 수수료 경쟁력에서 밀려 GA(독립법인대리점)로 이탈하는 설계사 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교보생명은 설계사들의 장기 정착을 위해 ‘장기양성체계’ 제도를 마련, 수수료 지급 체계 및 교육 등을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지 않은 수가 매년 도입되는데 비해 유지가 안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전속설계사의 감소세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정착에 가장 중요한 수수료 문제도 개선돼야 하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