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보험료 규모 절반 아래로 ‘뚝’…부메랑 된 저축성보험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중국 안방보험 소속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심각한 매출 하락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IFRS17 도입 대비로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줄인 두 회사 모두 신계약 매출 규모가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안방보험 인수 직후 몸집 불리기를 위해 구사했던 저축성보험 위주 판매 전략이 결국 부메랑이 돼버렸다.

◇ 동양 64.57%, ABL생명 80.36% 감소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 소속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신계약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원 이상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인 4개사 중 2개사였다.

문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초회보험료 규모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당시 1조원 이상의 신계약 매출을 기록한 삼성생명과 농협생명의 하락폭과 비교하면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올 3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일반계정 초회보험료는 4,020억4,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348억원 대비 7,328억2,900만원 64.57% 감소했다.

ABL생명의 신계약 매출 감소폭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기준 1조53억원으로 업계 초회보험료 규모 4위로 뛰어올랐으나 올해 같은 기간 1,973억9,200만원으로 8,079억1,400만원 80.36% 줄어들었다.

두 회사의 신계약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저축성보험 판매량 축소다.

생명보험업계는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량을 축소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신계약 매출 감소폭은 지난해 3분기 당시 동일하게 1조원 이상의 초회보험료를 달성했던 삼성생명과 농협생명 하락폭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3분기 1조1,668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인 삼성생명은 올해 같은 기간 8,978억8,900만원으로 신계약 매출이 2,689억6,000만원 23.05% 줄었다.

농협생명은 올 3분기 9,679억5,000만원의 초회보험료가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1,901억원보다 2,221억7,800만원 18.66% 줄었다.

◇ 부메랑 된 저축성보험 판매 전략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경영 개입 이후 자금수혈 불확실성이 뼈아프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두 회사 모두 중국 안방보험 인수 이후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신계약 매출 업계 상위권에 뛰어오른 회사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중국에서의 자금 수혈을 전제로 하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한 몸집 불리기 영업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매출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동양생명은 IFRS17 도입과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의 자금 수혈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 확대 힘을 쏟고 있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다. 주력 판매채널인 GA채널에서의 실적도 하락하는 추세다.

ABL생명의 경우 조직슬림화 목적으로 판단되는 판매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사업비 절감과 수익성 강화 나섰으나 심각한 신계약 매출 하락 현상이 둔화될 지는 미지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안방보험과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결국 부메랑이 됐다”면서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두 회사의 경우 유달리 높은 하락폭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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