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안강화 VS 소비자 접근성 입장차 팽팽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협회가 내보험찾아줌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업체의 ‘스크래핑’ 활용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보험협회는 운영하고 있는 내보험찾아줌 서비스를 활용 조건으로 회원가입 및 본인인증 절차를 추가해 플랫폼업체들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스크래핑 기법 활용이 불가능해진다면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를 앞세운 보험업계와 소비자의 시스템 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플랫폼업체들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보험정보 시스템 상업적 활용 막히나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협회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내보험찾아줌 서비스 조회를 본인인증을 거친 당사자나 회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최근 소비자의 보험정보를 분석해 보험상품을 리모델링하는 플랫폼업체들이 내보험찾아줌 서비스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조치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소비자들의 휴면보험금 찾아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7조4,000억원에 달하는 숨은 보험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내보험찾아줌, 내보험다보여 등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시스템들은 한때 접속이 과다하게 증가하면서 기능이 다운되기도 했다.

토스와 굿리치 등 플랫폼업체들은 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이나 신용정보원이 제공하고 있는 내보험다보여 등의 서비스를 영업에 적극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자사 시스템을 통해 휴면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도록 조치함으로써 자연스레 소비자들이 보장내역 비교분석 및 보험 리모델링 등의 타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문제는 해당 플랫폼업체들이 고객의 보험 정보를 확인하는데 여러곳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아 재가공하는 ‘스크래핑’ 기법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간단한 개인 인증을 통해 각종 금융정보를 한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고 관리 주체를 정하기 어려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실제로 보험협회는 이 같은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업체들의 스크래핑 기법 활용 차단에 나섰다.

보험협회는 토스와 굿리치등 플랫폼업체들에게 내보험찾아줌 시스템의 운용주체가 보험협회임을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자사 시스템에서 직접 활용하는 대신 협회 시스템 링크를 통해 유도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회원가입과 본인인증 절차의 도입은 협회의 이 같은 개인정보 보호 기능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스템 개편이 완료될 경우 플랫폼업체들은 직접적인 시스템 활용이 원천 봉쇄될 것으로 보인다.

◇ 개인정보 보호 VS 접근성 개선…핵심은 소비자
반면 플랫폼업체들은 보험협회의 지나친 규제가 소비자들의 권익을 오히려 저하할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보험 소비자들이 손쉽게 보험 정보를 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을 보험업계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기술발전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규제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오히려 저하될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내보험찾아줌과 내보험다보여 등의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플랫폼 업체들의 대두 이전까지는 소비자들이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이를 사용하는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보험업계와 플랫폼업체 사이의 갈등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와 접근성 향상이라는 각자의 주장의 타당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들의 도입 목적은 소비자가 손쉽게 본인의 보험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계약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으며 플랫폼업체의 활성화가 이 같은 취지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나 순기능 못지않게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그 여파가 지나치게 클 뿐 아니라 이를 책임지고 보상해줄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스크래핑 방식으로 공적인 시스템을 자사 마케팅에 활용하는 플랫폼업체의 행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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