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계약 50% 이상 몰려…과열 경쟁, 손해율 악화 가능성↑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1분기 손해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치아보험시장의 열기가 2분기 이후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 1분기 치아보험을 출시한 이후 설계사의 자기계약 인정을 비롯해 과도한 수수료 책정 및 한도 인상 경쟁을 시작하면서 치아보험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손보사들의 출혈 경쟁이 향후 보험료 인상 요인인 손해율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품 운용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 치아보험 1분기에만 인기 ‘반짝’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초 손보업계 이슈로 떠오른 치아보험의 인기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0월까지 상위 6개 손보사가 거둬들인 치아보험 신계약 건수는 96만9,850건이며, 초회보험료는 543억4,6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손보업계 ‘빅4’라 불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는 치아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에 집중한 시기인 1분기에만 신계약 건수 및 초회보험료를 각각 51만5,749건, 297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10월까지 상위 6개 손보사가 거둔 신계약 건수의 53.1%, 초회보험료의 54.7%에 달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결과적으로 주요 손보사들이 치아보험 시장에 진출한 이후 경쟁적으로 매출 확대에 집중한 결과 단기간의 매출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6개 손보사가 판매를 시작한 2월에는 누적 가입 건수가 200만건(초회보험료 127억9,600만원)을 넘어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매출이 줄면서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지난 2월 주요 손보사의 치아보험 실적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이들 손보사들이 매출 확대를 위해 과도한 시책 지급과 그간 금지해 온 설계사의 자기계약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한때 최대 650%에 달하는 시책을 책정했다. 예컨대 3만원대 계약을 유치하면 신계약 수수료로 20만원까지 수취할 수 있도록 대폭 상향한 것이다.

여기에 일부 손보사는 계약 유지율 하락을 위해 그간 금지해 온 자기계약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높은 수수료와 함께 자기계약 인정으로 전속 조직의 자기계약도 적지 않을 것이란 후문이다.

또한 해당 기간에 업계 평균 임플란트 보험금 지급 규모가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매출 확대를 위해 손보사들이 상품경쟁력 강화에 나선 영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치과 관련 종사자의 치아보험 가입이 불가능했지만, 올해 경쟁이 과열되면서 한 손보사에서 처음으로 치과 종사자의 가입이 가능해질 만큼 경쟁이 과열됐다”며 “손보사들이 단기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이후 현재는 경쟁적으로 치아보험 매출 확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경쟁 과열, 결국 손해율 악화로
손보사들의 이러한 출혈 경쟁은 향후 손해율 악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과도한 판매 수수료와 높은 보장 한도는 사업비 지출 규모를 높일 뿐 아니라 보험금 지급 규모 또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해율 악화는 보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규모가 클 경우 손해율은 악화되는데, 이는 향후 보험의 갱신 시점에 보험료 인상으로 반영된다.

이는 무리한 출혈 경쟁이 보험사와 소비자에게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 한도가 커질수록 소비자의 모럴해저드 발생률은 커지기 마련”이라며 “치아보험도 모럴해저드에 따른 보험금 누수 규모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금 누수는 결국 손해율 악화로 이어지는데, 이럴 경우 보험료 인상과 동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치아보험 가입자 및 갱신 보험료가 오르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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