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나타나는 IFRS17 도입 대비 부작용…실적 하락세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IFRS(국제회계기준)17의 먹구름이 생명보험사에짙게 드리우는 모양새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축소한 결과가 올 3분기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락하는 매출 규모를 만회하기 위해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 비중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 생보업계 하반기 실적 부진 골머리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가 생보사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7,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순이익은 지난 2분기 당시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이 반영된 것으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대비 25.5% 감소했다.

한화생명 역시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해당 기간 순이익은 3,8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4% 감소했다.

동양생명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1,921억원에 비해 1,254억원65.3% 감소했다.

생보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진은 IFRS17 도입 대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새 회계기준은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에 극도의 수익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저축성보험 판매는 보험사의 부담이 되는 만큼 상품 판매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생보업계는 중저가 보장성보험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하는 등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일부 생보사들 변액보험 판매량을 대폭 확대하며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저축성보험 비중 축소 부족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 상반기 생보업계의 일반계정 신계약 건수는 793만2,82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791만331건으로 0.28% 성장하는데 그쳤다.

신계약 건수가 사실상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가운데 신계약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 부진 장기화 전망 돌파구는?
생보업계가 수익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실적 부진은 한동안 장기화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를 만회하기 위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성적도 생각보다 부진해 전망이 밝지 않다.

시장포화 속에서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다 보니 생보사 간 경쟁은 물론 손보사와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생보 고유 보장성보험은 판매 포화 상태에 달한 상황으로 생보업계는 손보와 영업 활동이 겹치는 건강, 치아보험 부문을 강화하며 중저가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 환경이 생보사에 결코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는 과거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컸던 만큼 부진이 클 수밖에 없다”며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로 매출 감소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 수준의 매출 규모를 회복할 방안이 마땅히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저가 보험의 경우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고령화 현상 등을 고려한 질병 치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손보사와의 경쟁 구도가 발생하고 있어 생각보다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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