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생보사 2020년 완공 목표…미흡 보험사 고삐 죄는 금융당국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차세대 회계 결산 시스템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 생보사들은 2019년을 목표로 개별적으로 시스템 구축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 생보사 역시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제도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시스템 개발 작업이 미흡한 보험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생보사별 시스템 구축 역량의 차이는 점차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농협생명 2019년 차세대 시스템 개발 완료
1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에 대비해 개발 중인 농협생명의 차세대 회계 결산 시스템 구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 최근 개발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농협생명은 4월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은 LG CNS와 오는 2019년 12월 완성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개발이 끝나면 약 8개월간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실제 활용할 예정이다.

IFRS17은 부채의 시가 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보험 국제회계기준이다. 보험사가 원가로 평가하고 있는 부채를 시기에 따라 개별 평가하기 때문에 정교한 회계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보험사의 부담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

특히 장기 고액 계약이 많은 데다 과거 확정금리형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생보업계는 제도변화에 따른 부담이 손해보험사와 비교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은 1년 이전 시범 운용 기간을 거쳐 최종 적용된다는 점에서 생보업계에 주어진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 최소 2020년까지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 비용 부담이 가능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는 각각 회계법인 및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뒤 독자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하나생명 등의 생보사들 역시 결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 등을 발족시켜 IFRS17에 최적화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스템 개발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중소형 생보사 또한 보험개발원을 중심으로 시스템을 공동으로 구축, 강화되는 회계기준을 맞추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가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되는 분야는 회계·결산 작업이다”며 “현금흐름을 즉각 반영해 결산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하면 사실상 정상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 “도입 연기 불가능”…매서워지는 금감원 채찍질
금융당국 역시 제도변화에 따른 보험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세대 회계 시스템 구축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재무 부담을 이유로 보험업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IFRS17 도입 연기 가능성은 일축했으며, 스스로 대비하지 못하는 보험사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명확히 밝혔다.

제도 도입에 대비할 것을 수차례 강조해왔던 만큼 금감원의 반복된 점검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생보사들은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 CEO 등 40여명이 참석한 제5차 IFRS17 도입준비위원회에서 올해 말까지 관련 시스템 구축을 시작할 것을 독려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위원회에서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는 보험사는 금감원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비상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는 금감원의 직접 관리를 받게 된 것으로 이미 금감원 점검에서 시스템 구축이 미흡했던 보험사들은 세부 개선 계획 제출을 요구받은 상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이전 전 보험사가 차세대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시스템 구축을 감당하지 못하는 생보사의 부족한 역량 역시 조만간 뚜렷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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