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활용 불가능해 외면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정기보험이 보험사 및 설계사, 소비자 모두에게 장점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신보험만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수준의 수수료, 순수보장성 보험으로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환급금과 유니버셜 기능이 없고, 계약 만기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판매자와 구매자에 이득 많은 정기보험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은 상품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도 생보업계에서 주력 상품에 속하지 못하고 있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과 동일하게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으로 해지환급금이 없어 보험료가 저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생보사 상품으로 예를 들면 30세 남자, 가입금액 1억원 기준으로 종신보험은 23만1,000만원이며, 정기보험은 10만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 사망에 대한 보장을 원할 경우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의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한 셈이다.

또한 정기보험은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도 높게 책정돼 있다. 종신보험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A 생보사의 경우 20만원 가량의 종신보험 계약을 20년납으로 설계할 경우 44만원의 환산 성적을 부여한다. 동일 조건으로 정기보험에는 40만원의 환산 성적을 책정했다.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종신보험과 견줘도 설계사들의 정기보험 판매 매력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보험사도 정기보험의 판매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 정기보험은 순수보장성 보험으로 만기 환급금이 없고 계약이 만료되면 보험금 지급이 없어 전부 수익으로 남는다.

특히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늘려야 하는 생보업계에 정기보험은 수익성이 뛰어난 상품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기보험은 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성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보험사에 이득이 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이 때문에 소비자는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받을 수도 있고, 설계사에게도 높은 수수료가 지급되기 때문에 판매 매력이 높은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 환급금 없어 설계사·소비자 인기↓
정기보험은 보험사와 설계사 및 소비자에게 높은 판매 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와 달리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험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정기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 2014년 214만7,907건, 2015년 210만8,420건, 2016년 213만915건으로 3년간 0.79%(1만6,992건) 감소했다.

이는 정기보험의 장점으로 꼽히는 환급금과 추가납입 및 중도인출 등의 유니버셜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은 주계약인 사망을 제외한 유니버설 기능이 부가돼 향후 납입한 보험료보다 많은 해지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종신보험을 저축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기보험은 설계에 따라 계약의 만기가 존재한다. 계약이 만기될 경우 해지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사망을 담보로 하는 계약을 가입하는 소비자의 목적이 주로 높은 해지환급금이나 비과세 혜택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기보험은 판매·구매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이 판매되는 이유는 높은 이율로 부리 되는 해지환급금을 비과세 혜택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정기보험은 저렴한 보험료와 높은 수수료·수익성이라는 장점을 가졌음에도 유니버셜 기능 및 환급금이 없어 설계사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기보험도 환급형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보험료가 비싸 종신보험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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