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 발행사 미국금리 인상 복병에 국내 U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미국금리 인상 악재로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다.

IFRS17 및 K-ICS 도입에 대비해 모든 방안을 총 동원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는 보험업계 입장에선 자본을 끌어올 방안 하나가 당분간 막히게 된 것이다.

올해들어 11개 보험사가 자본을 확충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대안을 찾기 위한 보험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금리인상 복병에 당한 보험업계 ‘백기’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으로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던 보험사들이 일제히 자본 확충 계획을 보류하거나 수정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수정, 국내 발행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현대해상에 앞서 한화손보도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목표로 신용평가등급을 획득했지만 자본확충 부담을 이유로 국내 발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교보생명 또한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잠정 보류함에 따라 보험업계에서 올해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한화생명과 KDB생명뿐인 상태다.

보험사들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의지를 꺾은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장점이 상당부분 퇴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인데다 해외 금리가 치솟으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부담이 국내 발행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보험사들은 이 같은 금리 부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도 해결한 공통점을 지닌다.

한화생명은 금리인상 여파 이전 4.7%의 발행금리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으며 KDB생명은 자본 확충의 시급함으로 7.14% 고금리 부담을 떠안고 발행을 감행했다.

불과 1달의 간격을 두고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양 사의 금리차가 3%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는 사실이 해외 발행을 염두에 둔 보험사들의 국내 유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 보험사 자본 확충 묘수를 찾아서
보험사 자본 확충 방안의 주요 대안이었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막히면서 당분간 보험업계는 재무건전성 개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가 현실적으로 자본을 가장 쉽게 확충할 수 있었던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선택지가 줄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크게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이 중 실질적인 자본이 들어오는 유상증자는 대주주의 재무 부담을 이유로 보험사들이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는 카드다.

후순위채 발행 또한 마찬가지다. 신종자본증권에 비해 자본으로 인정받는 비율이 낮은데다 발행을 원하는 보험사는 많은 반면 수요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채권 유동량이 적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선택한 대안은 ‘해외’였으나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이조차 여의치 않게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및 K-ICS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 방안 마련이다”며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자본 확충을 위한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