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에 규제강화까지 '볼 멘 소리'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매출 감소, 금리상승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 즉시연금 미지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IFRS17 도입 대비로 이미 매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1조원에 달하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업력 감소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행보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 매출, 금리, 규제 강화 숨통 조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가 새 회계기준 도입과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생보업계는 IFRS17 도입 대비로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면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보험사의 신계약 매출 주요 지표인 초회보험료 규모가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생보업계의 초회보험료는 1조8,416억원으로 전년 같은 동기 3조8,342억원 대비 51.9% 감소했다.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하락하며 가용자본이 감소 생보업계 RBC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IFRS17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이 시급하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 해외 채권 발행 역시 신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 역시 부담스러운 사안으로 생보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금감원이 일괄구제 적용을 천명한 즉시연금 미지급 문제 또한 난제다.

지난 9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감독 혁신 과제’ 발표 당시 “분조위 결정 취지에 위배되는 부당한 보험금 미지급 사례 등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즉시연금 미지급 금액 규모는 약 16만 명, 8,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정확한 미지급 건수 규모가 파악될 경우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생보사 ‘빅3’의 미지급금 규모만 해도 6,0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생명의 4,300억원, 한화생명은 850억원, 교보생명 7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 시장 환경도 힘든데 규제 강화까지
생보업계는 매출 감소와 금리상승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있어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보험산업의 민원 문제와 관련한 윤석헌 금감원장의 ‘전쟁’ 발언 등과 관련해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보험 관련 규제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 발표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화 불과 2년 만에 원점 회귀 또는 이전보다 더욱 규제가 강해진 것 같다”면서 “소비자 보호 기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나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출 감소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 등 보험영업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요소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특히 영업 현장 일각에선 최근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방침은 산업 특성을 도외시하고 있으며 이는 영업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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