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고객’ 앞세운 후발주자 맹추격…현대해상 저연령 고객 독식으로 ‘맞불’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어린이보험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가입 연령을 확대한 신상품을 앞세워 매출을 크게 확대한 가운데 기존 1위사였던 현대해상은 저연령 고객을 독식하며 수익성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후발 손보사들과 현대해상의 판매 전략이 대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보험 시장 경쟁 판도는 장기적으로 후발주자들이 성인 고객을 통해 확대한 매출 대비 손해율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어린이보험 시장 ‘연령 전쟁’ 한창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장의 강자인 현대해상을 가입연령을 확대한 신상품을 앞세운 DB손보와 메리츠화재 등 후발 주자들이 맹추격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매년 60%에 육박했던 현대해상의 시장 점유율이 양사의 추격으로 30%대로 줄어들면서 어린이보험 시장 판도가 3파전의 양상을 보이게 된 것이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올해 4월과 5월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각각 손해보험업계 최대 매출을 거둬들이며 현대해상을 따돌렸다.

DB손보는 4월 한 달간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총 15억9,0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14억1,000만원)와 현대해상(13억7,000만원)을 앞질렀다.

메리츠화재 역시 5월 14억2,000만원의 실적을 기록, DB손보(12억4,000만원)는 물론 현대해상(11억8,000만원)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였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가입 연령을 확대한 신상품의 판매량 급증이다.

2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었던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하면서 성인 보험 대비 보장 범위가 넓은 어린이보험 혜택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와 DB손보는 4월과 5월 각각 가입 연령을 30세까지 확대한 어린이보험 신상품을 출시한 이후 고연령 고객 계약 비중이 급증, 매출 1위를 달성한 공통점을 보였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어린이보험 매출 1위를 차지했던 4월과 5월 18세 이상 고객이 체결한 계약 비중이 나란히 35%를 돌파했다.

◇ 판도 가를 열쇠는 ‘장기 수익률’
어린이보험 시장의 강자였던 현대해상은 이 같은 후발 손보사들의 거센 추격에도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어린이보험 시장의 주요 고객인 태아와 저연령 층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장기 수익성에서는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저 연령층을 대상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가입연령 확대는 보험계약 모집 및 초회보험료 수익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나 보험금 지급이 급증할 경우 장기적으로 손보사에 손해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성인 대비 손해율이 양호한 어린이를 가정해 설계된 상품에 고연령 고객이 가입할 경우 자연스레 손해율 악화를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올해 치열해지고 있는 어린이보험 시장 경쟁의 판도는 결국 후발 손보사들이 유치한 성인 고객의 손해율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4월 당시 판매한 어린이보험 상품 중 태아와 10세 미만 고객의 비중이 각각 37.1%와 30.1%를 기록, 타사를 압도하는 수치를 보였다.

특히 장기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태아 가입 비중이 돋보였다, 작년까지 현대해상이 보유한 전체 어린이보험 고객 중 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했던 상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가입 연령을 확대한 신상품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며 “초회보험료 증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결국 기존 상품 대비 손해율이 악화될 여지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 경쟁의 판도는 향후 신상품 손해율 관리가 성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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