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작년 대비 1.87% 감소…사업비 절감 추진 결과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생명보험업계 신계약비가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 대비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가 대규모 자본 확충을 요구 받음에 따라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비를 절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 신계약비 감소세 올해도 지속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의 신계약비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계약비는 신계약 유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집 수수료, 판매 장려 수당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보험사 매출 증감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난 2월 생보업계에서 발생한 신계약비는 1조3,90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4,174억원 보다 1.87%(266억2,000만원) 감소했다.

신계약비 감소세는 작년 뿐 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1조4,362억원에서 2016년 1조4,228억원으로 0.93% 줄었고, 작년에는 0.38%가 줄어든 것이다.

생보업계의 신계약비 감소는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영향 때문이다.

IFRS17은 저축성보험의 경우 대부분 보험사의 부채로 인식되는데, 생보사들은 과거 높은 금리의 저축성보험을 대량 판매했다.

과거에 판매했던 소비자들에게 보험금 또는 해지환급금으로 돌려줘야하는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향후 역마진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는 뜻이다.

생보사들이 역마진 리스크를 가져올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비를 절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IFRS17 도입에 대비하면서 생보업계는 최소 수 조원에서 최대 수 십 조원의 자본을 쌓아야 하는데, 일부라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IFRS17 도입 영향으로 신계약비를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에 높은 이율을 부리했던 저축성보험에 대한 역마진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회계기준이 완성되지 않았지만 최소 수 조원에서 최대 수 십 조원까지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생보사들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측면에서 사업비를 절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KDB·현대라이프생명 신계약 감소세 최고
올 2월 신계약비 감소는 지난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생보사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KDB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이 대표적이다. KDB생명의 신계약비는 해당 기간 691억4,400만원에서 374억6,000만원으로 45.8% 줄었고, 현대라이프생명은 271억7,000만원에서 103억3,000만원으로 61.9% 감소했다.

두 생보사는 지난해 재무건전성 악화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조직의 임직원 및 지점 등이 대폭 축소됐다.

이 같이 실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지자 신계약 발생에 따른 사업비인 신계약비 또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생보사는 작년 영업조직이 대폭 축소됐다”라며 “이에 따라 영업력이 하락했고 매출도 하락하면서, 매출에 따른 신계약비도 동시에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보업계의 신계약비 감소세는 IFRS17 도입 이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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