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KDB생명, 현대라이프…주인 바꿔도 ‘도돌이표’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업계의 인수합병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

MG손보, KDB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등은 좀처럼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의 모습을 반복하며 새 주인을 맞거나 또는 찾아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새 주인을 맞은 보험사 중 이전보다 상황이 호전된 곳은 사실상 ING생명, KB손보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 실적부진 반복에 새 주인 찾아야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가능성으로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신규 시장 진출자들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실적부진 등의 사유로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맞은 보험사 중 실적 개선에 성공한 보험사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새 주인을 맞은 보험사 대부분이 실적부진으로 다시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MG손보가 대표적이다. 과거 국제화재와 그린손보 시절을 거쳤다. 지난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사실사 대주주로 해 새롭게 출발 실적 개선에 힘썼다.

하지만 지난해 재무건전성 악화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유상증자 등 지원 방안을 외면하며 매각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0년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금호생명을 산업은행이 인수해 출범한 KDB생명은 부진을 거듭하다 최근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2010년 당시 2,000억원 규모에 적자에 시달리던 금호생명은 KDB생명으로 새 출발한 이후 일시적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 2016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는 급기야 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한 KDB생명은 올해 경영정상화에 주력, 향후 새 주인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10월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녹십자생명을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면서 출범한 현대라이프생명은 최근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대만계 생보사 푸본생명은 경영난에 시달리던 현대라이프생명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새 주인이 될 예정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2011년 녹십자 생명 인수 이후 6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행한 바 있다.

◇ 잘 나가던 동양‧ABL 불의의 일격에 매물 가능성↑
새 주인을 맞은 보험사 중 과거와 비교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보험사는 극히 드물다.

생보사 중에선 ING생명, 손보사 중에선 LIG손보 정도이다. ING생명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LIG손보는 KB손보가 인수해 흡수 합병했다.

두 보험사 모두 새 주인을 맞이하기 이전에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등 경영상태가 안정적인 상황이었다.

ING생명의 경우 최근 생보시장 매물 중 최대어로 꼽히며 생보 부문 계열 강화를 계획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안방보험을 새 주인으로 맞고 이전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불의의 일격으로, 매물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다. 동양생명의 경우 동양그룹 사태 정리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고 ABL생명은 경영 부진에 시달리던 알리안츠 본사가 한국 생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안방보험이 인수했다.

두 회사 모두 안방보험 인수 이후 매출 규모를 키워나가며 선전했으나, 최근 중국 안방보험의 재무건전성 문제와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경영 개입으로 새 주인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보험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