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27%포인트↑…자본확충 고민은 현재 진행형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RBC)비율을 전년 대비 개선하며, 재무건전성 유지 노력의 성과를 거뒀다.

생보업계는 2021년 변화되는 제도 대응을 목표로 수년 간 유상증자 및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선제적 자본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생보업계의 아킬레스건이었던 과거 판매 확정고금리 상품의 부채 급증 우려 또한 최근 금융당국이 과거 상품에 한해 공정가치 평가를 인정할 방침을 밝히며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 생보업계 평균 RBC비율 267.6%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생명보험사들의 RBC비율은 평균 267.6%을 기록, 전년 240.6% 대비 27%포인트 개선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해도 보유계약 보험금 전액을 지급할 수 있는 100%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생보사들의 RBC비율이 향상된 원인은 IFRS17 및 K-ICS 도입에 대비해 생보사들이 꾸준히 추진해온 자본 확충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보업계는 IFRS17이 2021년 도입이 확정되고 금융감독원의 K-ICS 도입 계획이 발표된 시점부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본을 쌓아왔다.

보험사의 지속 경영 유무와 시장 생존을 결정지을 만큼 회계제도 및 감독규제 변화가 생보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보사들은 유상증자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의 자본 확충 방안은 물론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부서 감축 및 구조조정 등 고육지책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상태다.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와 이에 기반해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을 규제하는 K-ICS 체재에서, 생보사는 보유계약 전체의 부채와 자본을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한다.

과거 7~9%대의 확정 고금리 상품을 다수 판매했던 생보업계는 이 같은 제도 변화로 보유 부채가 급증하는 직격탄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현 회계제도 및 감독규제 아래에서는 7% 확정고금리 상품이 현재도 7%대의 수익을 거둔다는 가정아래 책임준비금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는 2%대인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자본을 쌓아야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자본이 급격히 줄어들고 부채는 크게 늘어나게 된다.

NICE신용평가가 지난해 말 금리를 기준으로 분석한 IFRS17 도입 이후 생보업계가 추가 적립해야 하는 부채 규모는 73조6,000억원에 달한다.

◇ 확정 고금리 늪에 빠진 생보사…공정가치 인정 범위 확대 ‘단비’
생보업계의 재무건전성 개선 노력이 실제 RBC비율 향상으로 이어지면서 생보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와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의 지속 발행 및 구조조정, 판매채널 재편 등의 자구 노력 강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보업계 최대의 고민거리였던 확정고금리 상품의 부채 적립 부담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생보사들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은 이달 5일 발표한 K-ICS 기준안을 통해 과거 판매 상품에 한정해 부채를 시가 평가가 아닌 공정 평가 방식을 적용할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생보사는 현 금리 대비 최대 5배 이상 높은 과거 금리가 아닌 현재의 시장가치에 준하는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추가로 적립 부채 산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RBC비율과 앞으로 도입될 K-ICS를 1대1로 대응할 수 는 없으나 RBC비율이 나쁜 생보사는 K-ICS에서 절대 양호한 평가를 받을 수 없다”며 “2021년까지 생보업계는 매출 축소를 감수하더라도 가용자본 확보에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가 부채 적립 부담이 제도 도입 초기와 비교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이다”고 덧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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