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 제휴 제한적…계열 은행 판매 비중 압도적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은행계 생보사들이 타 금융지주 은행과 방카슈랑스채널 판매 제휴를 꾀하고 있으나 금융지주 간 실적 경쟁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신한·KB·하나생명 계열 은행 방카 비중 90%↑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생보사들은 타 금융지주 계열 은행 방카슈랑스채널 판매 제휴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타 금융지주 은행 방카슈랑스창구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 매출 확대를 원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간 실적 경쟁으로 타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의 상품 판매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계 생보사인 신한생명과 KB생명, 하나생명 등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은 소속 금융지주 계열 은행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방카슈랑스채널의 같은 계열 은행 판매 비중은 신한생명이 94%, KB생명 98.5%, 하나생명 93.6%로 모두 90%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카슈랑스 25%룰을 적용받지 않는 농협생명은 계열 은행 판매 비중이 높지 않았다.

금융지주 산하 생보사들은 지주의 지배구조를 따르기 마련인데, 지주 간 실적 경쟁으로 사실상 타 금융지주 은행과의 제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채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축성보험은 현재 회계기준 상에서 단기 실적으로 인정돼 금융지주의 영업실적에 반영된다.

실적 위주로 리딩 컴퍼니를 선정하는 금융지주 간 경쟁이 은행계 생보사들의 상호간 제휴를 막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생보사들이 방카슈랑스채널 확대를 위해 타 금융지주 산하의 은행과 업무 제휴를 맺으려 해도 해당 은행의 방카슈랑스 부서에서 판매를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이 때문에 은행계 생보사들의 계열 은행사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지주 경쟁 수그러들면…
실적 경쟁에 따른 금융지주의 방카슈랑스 제휴 견제 구도는 향후 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카슈랑스채널은 저축성보험 매출이 대부분인데, 최근 3년 동안 방카슈랑스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생보업계 전체 방카슈랑스 매출은 9조1,593억원이었으나 2016년 8조3,745억으로 8.56% 감소했고, 작년에는 5조2,156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한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비중 축소에 따른 현상으로, 점점 그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다.

방카슈랑스 매출 규모가 크게 감소할 뿐만 아니라 부채의 시가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실적 경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저축성보험이 실적에 반영되고, 그 규모도 크기 때문에 금융지주의 실적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하지만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에 부채로 작용할 수 있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두고 향후 금융지주들도 실적경쟁을 크게 염두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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