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손해율 악화, 보험료 인상 우려…“매출에만 전념하나” 지적도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치아보험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대형 손보사들이 치과 종사자들의 가입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종사자들의 치아보험 가입 허용은 모럴해저드로 인한 손해율 악화 원인이 되는 만큼 그동안 치아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이 가입을 거절해왔다.

치아보험 시장 후발주자들은 관련 누계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매출만 확장하고자 하는 영업 전략을 구사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DB·KB·삼성화재, 치과 종사자 가입 받아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와 KB손보, 삼성화재는 지난 1월과 2월에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치과 관련 병원 종사자들의 가입을 가능토록 하고 있다.

DB손보는 올 1월 대형 손보사 중 가장 먼저 치아보험을 출시하면서 인수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DB손보는 보존·보철치료 등 치아보험의 모든 보장 항목을 일반인과 동일하게 상품 설계가 가능토록 했다.

다만 가입제한이 없는 대신 치과 관련 종사자들의 가입은 전건 인수심사를 통해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가능하게 했다.

KB손보도 보존 및 보철치료에 대해 치과 관련 병원종사자들의 가입을 허용했다. 단 모럴해저드로 인한 손해율 악화 우려로 최저 보장금액인 50만원까지만 설계 가능토록 했다.

삼성화재는 치과 의사, 간호사, 기공사 등이 임플란트 가입한도 50만원, 치조골 10만원까지 설계 가능토록 인수기준을 낮췄다.

통상 치아 관련 병원 종사자들의 치아보험 가입은 그동안 모럴해저드 위험 가능성 때문에 허용되지 않았다.

치과 종사자들이 자가 치료한 이후 진료 및 치료기록을 조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른 손해율이 상승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방침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치아보험을 초기부터 판매하던 라이나생명, AIA생명, 메리츠화재, 한화손보는 치아보험 시장이 격전지로 떠오른 현재까지도 치과 종사자들의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치과종사자들은 치아 관련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치료에 따른 진료 및 치료 이력을 조작할 수도 있다”면서 “이럴 경우 보험금 청구 횟수도 많아질 수 있는데, 이는 치아보험 전체 손해율 악화로 이어져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피해자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간 치아보험을 판매하던 생명·손해보험사들이 현재도 가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모럴해저드 외면, 매출에만 전념 지적도
대형 손보사들의 치과 관련 종사자들의 가입 허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매출과 점유율 확대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매출 확대를 위해 대형 손보사들은 치아보험에 시책을 과도하게 책정하고, 그간 허용하지 않던 자기계약도 인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치아보험 경쟁이 뜨거웠던 지난 1월 시책은 최대 500%에 달했고, 대형 손보사들 위주로 설계사들의 자기계약을 허용한 바 있다.

특히 후발주자인 대형사들이 치아보험에 관련해 손해율 등과 같은 누적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 같이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은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대형사 한 관계자는 “인수기준은 회사 영업 전략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라며 “향후 이들의 가입 허용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에 모럴해저드로 인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최저 금액으로 설계 가능토록 했고, 치과 종사자들의 가입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손해율 악화 우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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