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대폭 하락 직격탄…신 판매채널 육성 시급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지난해 보험업계의 IFRS(국제회계기준)17 대비가 본격화되면서 농협생명이 보험영업 생산성에 타격을 받았다.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은 농협생명의 보험료 수입 규모는 그야말로 반 토막이 나버린 모양새다.

◇ IFRS17 도입 대비 초회보험료 43% 감소로 이어져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생명의 초회보험료 규모가 이전년도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보험업계의 IFRS17 도입 대비가 본격화된 가운데 저축성보험 판매 의존도가 높은 농협생명으로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농협생명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총 1조2,381억원으로 이전년도 같은 기간 2조1,739억원 대비 43% 감소한 수치다.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채널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매년 업계 최상위권 규모의 초회보험료를 거둬 들여왔다.

농협생명의 초회보험료 감소는 방카슈랑스채널 매출 축소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2016년 10월 2조997억원에 달했던 보험료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940억원을 쪼그라들었다. 감소폭은 43%다.

오는 2021년 부채의 시가 평가를 골자로 하는 IFRS17 도입되면 저축성보험 판매가 부채로 잡히는 만큼,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서며 매출 규모가 반토막 난 것이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농협생명은 건전성 강화에 나서며 방카슈랑스채널 외에도 회사직급, 전속설계사, 대리점 등 모든 판매 채널 매출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농협생명의 판매채널 매출 감소폭은 회사직급 82%, 전속설계사채널 40.6%, 대리점채널 38.4%였다.

보험업계는 농협생명이 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및 방카슈랑스채널 편중 현상 개선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인 만큼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하지만, 급격한 생산성 하락 현상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보고 있다.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외에도 주력 판매 채널인 방카슈랑스채널 매출 감소를 만회할 신 판매채널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생산성 하락 만회 쉽지 않아
농협생명은 지난해 10월 기준 자산 규모 63조원으로 생보업계 4위에 랭크돼 있지만 전속 설계사 조직 규모는 2,488명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전속 설계사 채널의 경우 수익성과 생산성 확보가 동시에 가능하지만 단기간 육성이 불가능한 만큼, 해당 채널을 통한 매출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농협생명 역시 최근 몇 년간 GA채널을 통한 매출 확대를 위해, 제휴 GA를 늘려가는 등 신 판매채널 육서에 힘써왔지만 GA채널 경쟁 심화로 큰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 축소의 빈자리를 메우기도 쉽지 않다. 타 생보사들의 경우 최근 변액보험 판매 비중을 늘려나가며 보험료 수입 감소를 메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 25% 유예 등 출범 당시의 문제로 변액보험을 판매할 수 없다는 점이 뼈아프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여전히 초회보험료 규모만 놓고 봤을 때는 업계 상위권이다”라면서도 “농협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 상품 출시와 판매 비중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과거 보험료 수입 규모를 회복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변액보험 판매가 가능했다면 이정도 큰 폭으로 초회보험료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며 “전속 조직의 몸집을 단기간에 불리 수 없는 향후 GA채널 활용 비중을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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