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노스코어링 플랜’ 4차 연장…현대해상 태아보험 가입기준 완화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일부 손보사들이 2017년 연말 결산을 앞두고 보험 계약 인수조건 완화를 앞세워 실적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손보사들은 손해율 개선을 위해 보장한도를 축소하면서 줄어든 신계약 건수를 늘리기 위해 주로 기본계약 가입금액을 낮춰 신규 소비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손보사들이 보장축소로 인해 완화되는 보험금 지급 부담과 비교해 보험료 절감 효과가 미미한 가입금액 인하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손보사 너도나도 ‘한시적’ 인수기준 완화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손보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보장한도 축소로 위축됐던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가입기준을 완화, 신규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사망‧민사비용 연계 조건을 폐지하고 소비자들이 생존담보만으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던 ‘알파플러스보장보험’ 상품의 한시 판매 기간을 네 번째로 연장했다.

메리츠화재는 11월 가입기준을 처음 완화해 소비자들이 기본 100만원의 보험료로 생존담보 없이도 진단비와 입원, 수술비 등 각종 특약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초 11월 6일부터 17일까지였던 인수조건 완화 기간은 신규 청약이 크게 늘어나자 24일과 30일로 지난달에만 두 차례 연장됐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미회수 청약서가 다수 발생하고 직업군 인수지침이 변경되면서 한시판매 기간을 12월에도 8일과 22일로 연장, 사실상 연말까지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선 상태다.

현대해상 또한 자사 대표 상품인 ‘굿앤굿어린이보험’의 태아 특약 인수조건을 완화하며 선천이상수술비 보장 축소로 위축된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

손해율 악화로 축소한 보장 범위 여파로 저하된 어린이보험 시장의 영업력을 11월 20일부터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보험료를 낮춰 극복하려 나선 것이다.

현대해상은 상해후유장해 담보 계약 조건을 기존 2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해 소비자가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질병입원일당 5만원 등의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 “보험료 단순비교 지양하고 보장범위 따져야”
소비자단체에서는 손보사들이 보장범위를 축소했음에도 저렴한 보험료만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보사들이 보장을 축소해 장기적으로 보험금 지급 부담이 크게 줄었음에도 양호한 연말 실적 을 위해 한시적으로 보험료 절감 효과를 강조,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당초 계약기준 완화로 인해 신규가입이 급증할 경우 손해율이 악화될 것을 우려, 해당 상품을 한시적으로 판매하려 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기존 입장을 수차례 번복하며 판매 기간을 연장하면서 소비자단체에게 기존의 엄격한 가입 기준이 당위성이 없다고 비판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현대해상 또한 가입기준 완화 이전 태아보험 특약 선천이상수술비 담보 손해율이 211%까지 급증하자 지난 6월 1일자로 매해 100만원이던 수술비를 50만원까지 축소했다.

동시에 기존에 보장하던 모반과 부이개 수술 담보를 면책항목으로 전환했으며 비갱신형이던 기존 담보와 별개로 갱신형 담보를 신설하는 등 보장범위를 대폭 축소한 상태다.

반면 기본계약 기준 완화로 인해 소비자가 얻는 보험료 절감 폭은 기존 2억원 7,480원 대비 1,870원으로 5,610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올해 보험금 청구가 잦아 손해율이 악화된 위험담보의 상당 부분을 면책으로 전환했고 실적이 떨어지자 연말 가입기준을 완화하며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며 “일부 손보사의 가입기준 완화는 보험료 절감 효과가 있지만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기존 상품 대비 다소 낮아진 보험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험의 기본인 예기치 않은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계약 기간 중 보험사가 보장해주는 위험의 범위와 조건을 따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이 절판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고 본인에게 필요한 보장과 납입 가능한 보험료 수준 등을 고려해야 최적의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고”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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