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유상증자 ‘함흥차사’…현대라이프생명‧KDB생명 ‘존립위기’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중소형 보험사들이 경영부실화에 따른 영업력 저하와 재무구조 악화 등의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MG손보는 사실상의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유상증자 결정이 미뤄지며 RBC비율 개선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과 KDB생명은 반복된 유상증자에도 저하된 영업력 회복에 실패하며 조직원들이 대폭 이탈, 회사의 존립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 MG손보 차일피일 미뤄진 유상증자에 ‘발만 동동’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들이 시장 환경 악화로 저하된 재무구조와 영업력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근심 가득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들이 직원과 점포를 대폭 감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반복된 투자에 지친 대주주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MG손보는 유상증자가 연이어 미뤄지며 RBC비율 회복을 위해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MG손보는 유상증자 요청 이후 손해율이 높았던 자동차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과 일반보험 판매량을 확대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서는 등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힘입어 MG손보는 올 1분기 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2분기도 3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53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 유상증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던 상황이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8월과 9월에 이어 자체적으로 진행했던 MG손보 실사가 끝난 10월에도 유상증자에 대한 확답을 미루면서 MG손보의 경영정상화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MG손보가 RBC비율을 금융당국 권고수준인 150%로 끌어올리고 2021년 도입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MG손보의 RBC비율은 상반기 기준 121.3%로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인 100%과 불과 21.3%의 차이만을 보이고 있다.

◇ 현대라이프생명‧KDB생명 경영전략 실패로 ‘빈사상태’
현대라이프생명과 KDB생명은 경영전략 실패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지만 대주주에게조차 외면당하며 회사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출범 이후 대주주로부터 5년간 4,200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지만 마케팅과 자산운용, 판매채널 등 경영전략이 총체적으로 실패하며 적자폭이 오히려 커졌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뒤늦게 경쟁사를 벤치마킹해 설계사 조직 확대에 나섰지만 타사와의 경쟁은 물론, 기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현대라이프생명은 구조조정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내들었다. 전 직원의 3분의1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점포를 기존 75개에서 10여개로 통폐합함은 물론, 2,000여명에 달했던 설계사는 6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자구책에도 대주주인 현대차그룹과 대만 푸본생명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요청한 금액은 대주주들이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을 뛰어넘는 5,000억원에 달한다.

KDB생명 또한 회사가치 저하로 반복된 매각 실패와 대주주의 유상증자 거부로 수익성 개선이 불투명해졌다.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최근 경영부실화를 벗어나기 위해 요청한 5,000억원 유상증자 안을 거부하면서, 상반기 기준 128.04%에 불과한 RBC비율을 개선할 자체 대책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KDB생명이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200여명을 내보내고 지점의 40%가 문을 닫았던 사실을 고려할 때 추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영업조직 자체가 와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복된 투자에도 적자폭이 확대된 중소형사에 대주주가 추가 유상증자를 망설이고 있다”며 “IFRS17과 K-ICS 도입에 대비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중소형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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