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알리안츠 지분 인수 무산…불투명한 소유‧지배 구조에 ‘발목’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중국 보험사의 거침없던 해외 보험사 인수 행보가 비상장기업 특유의 불투명한 소유‧지배 구조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안방보험은 최근 중국 해남항공그룹(HNA)과 독일 알리안츠그룹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알리안츠그룹이 두 기업의 불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중국 보험사는 정부의 지원 아래 공격적인 해외 M&A를 추진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지배구조 정보 공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향후 인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알리안츠그룹, 안방그룹 지분 인수 거절
18일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공격적인 해외 M&A 행보를 보여왔던 중국 보험사들이 불투명한 소유‧지배구조로 인해 인수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최근 중국 해남항공그룹(HNA)와 독일 알리안츠 그룹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지만 알리안츠 측에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NA와 안방보험이 모두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정확한 소유자와 지배구조가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1989년에 설립된 HNA는 항공운송과 물류, 금융투자 등을 주로 처리하고 있으며 총자산은 작년 기준 1조 위안에 달하나,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자산은 확인할 수 없다.

안방보험그룹 또한 스스로 작년 기준 1.97조 위안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그룹 지배 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홍콩주식시장에서 IPO를 준비하고 있는 안방보험그룹의 제출 서류를 분석한 결과 우샤오후이 회장이 100명에 이르는 개인 주주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이 신규 자금조달 수요가 없다는 사실도 이번 거래가 무산된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지분판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적은 상황에서 비상장기업에게 지분을 넘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알리안츠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66억 유로에서 작년 73억 유로까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지급여력비율은 181%에서 218%까지 개선됐다.

◇ 거세지는 정보 공개 요구…中보험사 해외 M&A에 ‘악재’
연구원은 중국 보험사의 불투명한 소유‧지배 구조가 이들의 공격적인 해외 보험사 M&A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비상장기업이 대다수인 중국 보험사의 지배구조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중국 기업들이 이를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방보험그룹의 경우 미국 Fidelity & Guarantee 생명보험회사 인수 과정에서 불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밝히라는 요구에 인수 제안을 철회한 경험이 있다.

당시 안방보험그룹과 미국 Fidelity & Guarantee(2015년 자산규모 249억 달러)는 2015년 16억 달러(주당 26.8달러)에 인수를 결정했으며, 미국 해외투자위원회 또한 인수를 승인했다.

그러나 안방보험그룹은 2016년 뉴욕주가 요청한 그룹의 자금조달방식과 주주 구성 관련정보를 제공하지 못했고 인수 자체가 무산되고 말았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연구위원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소유·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피인수 기업의 주주와 인수 기업 주주 간의 이해상충으로 기존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의 긍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소유·지배구조는 중국 기업의 해외 M&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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