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형사 유동성비율 금감원 권고치 턱걸이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대형손보사들의 유동성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금감원 권고치인 100%를 간신히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비율은 보험계약자의 보험금과 제지급금(환급금 포함) 청구에 대해 보험사가 지닌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 유동성 자산 보유 규모 적정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손보사들이 최근 단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손보업계의 보험금 지급 능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대형사 평균 유동성비율 118.2%…1.4%포인트↓
14일 금융당국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와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은 올해 1분기(1~3월) 평균 118.4%의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KB손보는 이 기간 108.3%의 유동성비율을 나타내며 전년 같은 기간 113.9% 대비 5.5% 하락했다. 이는 금감원이 공시한 10개 손보사 중 가장 낮은 유동성비율 수치다.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의 유동성비율은 114.4%로 전년 동기 102.5% 대비 11.8% 개선됐으나 KB손보에 이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또한 1분기 유동성비율이 각각 120.3%와 129.7%에 그치면서 업계 평균인 168.1%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사의 1분기 유동성비율은 전년 동기 119.6% 대비 1.4%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금융당국이 손보사에 권고하는 100%와 비교해도 여유분은 19.6%포인트에 불과하다.

대형사들의 저조한 유동성비율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던 손해율로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하고 단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보험료 인상 전까지 이어져 온 높은 손해율은 올해 손보업계의 경영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줄어든 것이다.

손보업계 또한 수익성이 낮아진 손보사들이 자산을 묵혀두기 보다 단기 투자에 적극 활용하면서 여유자본과 유동성비율 또한 동반 하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올해 1분기 손보업계 전체 유동성비율은 168.1%로 전년 동기 169.3%와 비교해 1.2%포인트 소폭 감소했다.

◇ 손보업계 유동성비율 168.1%…1.2%포인트↓
대형사들이 이처럼 저조한 유동성비율을 나타내자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손보업계의 보험금 지급 능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IFRS17 도입 등 시장환경 변화에 대비해 손보사들이 투자영입이익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향후 보험사들의 여유자본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RAAS) 항목에 유동성비율을 포함, 비정상적인 조달비용 상승으로 지급불능이나 손실위험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유동성비율 평가 기준이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됐음에도 대형사의 비율이 악화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급보험금 부담에서 자동차 보험금 80%가 제외된 2014년 이후 손보사의 유동성비율이 취약 판정 등급인 100%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그러나 대형사의 실제 비율은 권고 기준을 간신히 넘어선 채 정체돼있으며 손보업계 전체 비율 역시 지난 몇 년 간 뚜렷한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동성비율이 낮다는 의미는 결국 보험사가 보유한 여유자본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보험금 지급 등 자금 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평균지급보험금을 분모로 유동성자산을 분자로 산출하는 유동성비율 특성상, 비율 개선을 위해서는 투자를 줄여 자본을 확보하거나 보험금지급 심사를 강화해 지급 보험금을 감소시켜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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