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비과세 한도축소 가입·판매 매력 떨어져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상반기 생보업계가 설계사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가 작년 상반기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생보사들이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을 앞두고 역마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지양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또 지난 4월부터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가 축소되면서 그에 따른 초회보험료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상반기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 20.8% 감소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업계가 설계사채널에서 거둔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 생보업계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는 8,360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조 556억1,800만원 대비 2,195억9,500만원 줄었다.

이는 생보업계가 2021년에 IFRS(국제회계기준)17 도입을 앞두고 역마진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에 따른 결과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평가 하는 국제회계기준으로 저축성보험은 계약을 체결할 경우 계약 성립과 동시에 보험사의 부채로 평가된다.

때문에 생보사들은 현재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이고 있으며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 감소는 지난 4월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가 축소되면서 저축성보험의 판매·가입 매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 축소 이전에는 일시납 가입 금액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는데, 이는 저축성보험을 통한 일시납 고액 계약의 가입이 줄게 된 원인이다.

보험업계는 또한 생보업계 초회보험료 감소 원인으로 설계사 인력 감소를 지목했다. 설계사 인력이 줄어들면 보험 계약 유치에 따른 초회보험료 또한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생보업계에 등록된 설계사는 11만1,926명으로 전년 동기 12만6,897명 대비 11.7%(1만4,971명)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설계사들이 고객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장성보험에 비해 높은 금액의 보험료로 보험 계약이 가능했지만, 올 해들어 생보사들이 IFRS17에 대한 대응책으로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을 줄여 초회보험료 규모가 줄었다”라며 “지난 4월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축소 이후 저축성보험의 판매 감소 또한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면채널에서 보험계약을 유치하는 설계사 인력이 감소할 경우 설계사채널 초회보험료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초회보험료 낮아도 보장성보험 비율 높은 게 ‘유리’
보험업계는 고액계약 유치가 가능한 저축성보험의 판매 감소로 설계사채널의 초회보험료가 줄었지만 수익성은 강화됐다 보고 있다.

현재 보험업계가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판매 비중 감소는 보험사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높은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으로 큰 규모의 초회보험료를 거두는 것 보다 적은 규모의 초회보험료지만 보장성보험의 비율이 높은 게 낫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초회보험료가 줄면 영업이익이 줄기 때문에 회사 경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2021년 IFRS17이 도입돼 회계기준이 바뀌면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낮고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게 유리하다”며 “때문에 생보사들이 현재 보장성보험의 판매 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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