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 공시…정형외과 비중 44.2%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금융감독원 공시로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이 최초로 드러난 이래 보험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만 5만건에 달하는 의료자문을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공시에서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 모두 대형사가 의료자문 건수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자문분야는 정형외과였다.

다만 소비자단체는 자문의사 명단이 공개되지 않는 현재 공시자료로는 소비자가 자문의 공정성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반발, 금감원에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상반기 보험사 의료자문 4만8,558건
16일 금융감독원 의료자문 현황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6월 기준 총 4만8,559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했다.

이 기간 생보업계는 총 23개사가 1만5,211건의 자문을 병원에 의뢰했으며 손보업계는 15개사가 3만3,348건의 자문을 구했다.

생보업계와 손보업계 모두 보유계약 건수가 많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사가 상대적으로 자문 횟수가 많았다.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5,792건의 의료자문으로 전체 23개 생보사 중 의뢰 건수가 가장 많았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2,343건과 1,962건으로 삼성생명의 뒤를 이었고 흥국생명과 KDB생명이 각각 763건과 723건으로 4~5위권을 형성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관련 자문이 늘어나면서 생보업계에 비해 3개월간 의료자문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15개 손보사 중 의료자문 횟수가 가장 많았던 손보사는 8,220건의 자문이 발생한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의 뒤를 이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KB손보가 각각 6,929건과 5,075건, 3,776건의 자문이 발생해 업계 상위권을 형성했다.

자동차보험 5위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한화손보와 메리츠화재는 의료자문 횟수에서도 각각 3,277건과 2,443건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보험사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판매량이 많은 상품의 영향으로 병원을 통해 정형외과 분야에서 가장 많은 자문을 받았다.

생보업계의 정형외과 분야 의료자문은 총 5,064건으로 전체 자문의 33.2%에 달했고 손보업계 또한 정형외과 자문이 전체 자문의 44.2%인 1만6,433건에 육박했다.

◇ “자문의 명단 투명하게 공개해야 객관성 확보”
금융당국이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권익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단체는 현행 공시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자문 횟수와 분야, 병원을 파악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으나, 의사명이 드러나지 않아 소비자가 특정 의사에 자문이 쏠리는 현상을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초 금감원은 의료자문 현황을 공개하면서 병원명 뿐 아니라 자문의사 성명도 공개하려 했으나 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으로 의사명은 밝히지 않았던 바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보험사가 익명의 의사를 통해 자문을 의뢰한 뒤 이를 보험금 지급거부에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은 공시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금감원은 조속히 자문의사 명단을 공개해 선량한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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