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하 압박 요구↑…상품 포트폴리오 개편 불가피

[보험매일=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최근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금융당국의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보험업계의 건전성 감독제도인 K-ICS는 부채평가방식이 IFRS17에 맞춰 시가평가 기준으로 변경되며 보험사는 현재 금리 수준으로 매번 재평가해 반영된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미래 수익 예측 능력을 고도화하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한편, 거세질 보험료 인하 압박에 대처하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K-ICS 도입 가시화…보험업계 미지의 길을 걷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K-ICS의 세부 내용 확정 작업에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감독규제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놓고 보험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 보험사들의 IFRS17 도입 충격 완화를 목표로 보험사들에게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부터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등을 활용해 보험부채 평가가 IFRS17 시가평가와 단계적으로 유사해지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를 신중하게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보험사가 회계상 기준인 IFRS17과 달리 K-ICS 기준에 미달할 경우 영업정지 등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K-ICS 도입이 현 지급여력제도(RBC 제도)와 비교해 보험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K-ICS 규제 제도 아래에서 보험사가 현재와 비교해 미래 수익 예측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 부채를 시가 평가하면서 보험사는 매년 반복해 상품 판매로 인한 미래 수익을 예측‧반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의 수익률 예측이 빗나갈 경우 전체 수익 변동성이 심화되고 자연스럽게 보험사의 재무건전성도 저해될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사 상품 포트폴리오와 판매채널 또한 부채를 매번 시가 평가하게 되는 IFRS17이 도입되는 2021년까지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가입자 유치를 위해 상품에 포함시킨 최저보증이율 등이 세부적으로 부채로 포함되면서, 새로운 규제 제도에서는 보험사의 부담을 늘리고 수익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 향후 최저보증이율 등의 보장항목을 제외한 단순하고 저렴한 형태의 보험 상품을 주로 개발해 판매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개발을 주로 요청해왔다”며 “새로운 감독제도 아래에서는 실제 상품 판매로 거둬들이는 수익성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매력이 적은 신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판매채널의 위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보험업계 눈치싸움 치열
K-ICS 규제 제도 아래에서 보험사는 현재와 비교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자단체 등의 보험료 인하 압박에 대처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는 현재 보험금과 사업비 정도로 구별되던 보험사 부채가 K-ICS 제도에서 최적추정부채(BEL)와 위험조정(RA), 계약서비스마진(CSM)으로 세분화되기 때문이다.

보험사가 상품판매로 얻는 이익을 의미하는 CSM이 대외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소비자들은 보험사별 CMS 책정 비율을 비교해 이익을 많이 남기는 보험사를 구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의 보험원가가 공개되면 향후 CSM 비율이 높은 보험사를 대상으로 소비자단체 등의 보험료 인하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채의 시가평가는 지금까지 보험사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방식이며 보험사는 경영‧채널‧상품 등 모든 요소를 개편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상품 구조 등을 개편하는 것이 유리하나 당장 타사와의 매출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보험사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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