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유배당 연금보험…빅 이슈 생보업계에 몰려

[보험매일=임성민 기자] 올 상반기 생보업계는 자살보험금, 유배당 연금보험 과소지급 논란,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축소, IFRS17 기준서 발표 등 굵직한 이슈로 떠들썩했다.

또한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기극과 ING생명 상장,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 등이 있었다.

그 외 KDB생명과 흥국생명이 RBC(지급여력비율) 저하로 방카슈랑스 채널 판매 중지 사태와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의 이슈가 있었다.

◇ 빅 이슈 생보업계 몰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는 올 상반기 자살보험금 미지급으로 인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와 과거 유배당 연금보험 상품 배당금 과소지급 논란,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축소, IFRS17 기준서 확정 등 수많은 이슈를 낳았다.

수년 간 끌어왔던 생보업계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은 금감원의 사상 초유 중징계 압박을 통해 최종적으로 생보 빅3까지 전액지급을 이끌어내며 지난 3월 마무리 됐다.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는 ING생명에서 최초로 문제점이 지목되면서 생보업계에 번져나갔다.

지난 2010년 4월 금감원이 ING생명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재해사망보험금을 과소 지급한 것을 인지, 최초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보험사에 미지급한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급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이후 신한생명·메트라이프생명·흥국생명·동부생명·알리안츠생명·KDB생명·현대라이프생명이 연이어 전액지급을 결정, 일괄 미지급으로 버티던 생보 빅3는 금감원의 중징계 판단에 교보생명이 가장 먼저 백기를 들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징계 수위가 결정되며 막을 내렸다.

또한 자살보험금 사태가 종결된 직후, 지난 1990년 중반에 판매한 유배당 연금보험에 대해 배당금을 과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생보업계에 한차례 위기가 찾아오는 듯 했다.

유배당 연금보험 배당금 과소지급 건은 상품에 정해진 금리에 자산운용수익 등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했을 경우 금리에 배당금을 더해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지속되는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일부 생보사에서 과거 팔았던 상품에 정해진 금리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연금액을 과소 지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전 자살보험금 사태로 금감원의 중징계와 소비자 신뢰를 잃은 생보업계는 해당 사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과소지급 액수를 검토, 과소지급분을 전액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사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종결됐다.

아울러 지난 4월부터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는 기존 일시납 2억원에서 1억원, 월 적립식은 추가납입을 포함한 1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1월부터 3월까지 비과세 한도축소 이슈로 절판마케팅이 기승부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보험사들은 IFRS17을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장려하지 않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보험업계에 가장 큰 이슈인 IFRS17 기준서가 발표됐다.

IFRS17(국제회계기준)은 보험부채의 원가평가를 시가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매 분기별 보험부채를 평가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시급해졌다.

특히 생보업계의 경우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이는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대부분이 부채로 평가돼 RBC(지급여력비율)에 큰 타격을 입어 자본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회계기준원은 본문을 중심으로 번역작업에 들어갔고, 금융당국을 비롯한 보험개발원 등은 IFRS17에 보험사들이 연착륙을 할 수 있도록 도입준비위원회와 관련 TF를 구성,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IFRS17 대응에 분주하다.

◇ 미래에셋생명 PCA생명 통합 가속도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극은 지난해 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무색하게 할 만큼의 초유의 사태로 보험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육류담보대출은 동산담보대출로 쇠고기 등 냉동 보관 중인 수입 육류를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이다.

이 사기극은 육류 유통회사와 냉동업체가 공모해 같은 담보물건으로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으며 발생했는데, 동양생명은 지난 1월 육류담보대출 관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3,000억원대의 피해액을 공시한 바 있고 현재 금감원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또한 ING생명이 생보업계 5번째로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생보업계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았다.

ING생명이 상장하기에 앞서 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이 주식시장에 상장했는데, 삼성생명을 제외한 3개 생보사 모두 상장초기 공모가보다 현재 공모가가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ING생명의 설계사 1인 생산성과 RBC(지급여력비율)이 최고 수준이며 보유 자산 또한 업계 5위임을 감안해 잔혹사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합병을 결정지으며, 생보업계 5위로 도약이 가능해졌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PCA생명 인수 승인을 획득했고, PCA생명은 이달 주주총회를 열어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PCA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을 결정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자리는 김재식 부사장이 선임돼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 방카채널, 한쪽은 지고 한쪽은 뜨고
생보업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매출을 극대화 시키는 생보사가 있는 반면, RBC(지급여력비율)저하로 판매가 중단돼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생보사도 존재했다.

우선 지난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알리안츠생명이 올 1월부터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재개하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매출이 급상승, 몸집을 불리기 시작했다.

이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직후와 같은 행보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방카슈랑스에서 거둬들이는 매출 규모는 전체 생보업계 방카슈랑스 매출의 절반에 육박한다.

실제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올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각각 5,109억원, 5,020억원으로 생보업계 1분기 전체 초회보험료 2조4,078억원 중 42%를 차지했다.

보험업계는 두 보험사의 이런 행보에 IFRS17 도입을 앞둔 시기에 포트폴리오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하는 한편, 안방보험의 자산운용은 국내 보험사와 차이를 보일 수 있어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또한 KDB생명과 흥국생명은 올 상반기 RBC비율 150% 이하로 떨어져 일부 은행으로부터 5,000만원 이상 보험료에 대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지 당했다.

RBC비율이 저조한 보험사의 상품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능력에 대한 위험 부담을 가지고 있어, 예금자보호가 가능한 한도인 5,000만원 이하의 상품만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흥국생명은 RBC비율이 145.4%로 RBC개선을 위해 지난 3월 말 150억원의 후순위채와 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전속채널 140개 지점을 80곳으로 축소와 지점장 수 십명을 동시 계약 해지했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124.4%로 산업은행에 유상증자를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유상증자를 조건으로 인원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을 KDB생명에 요구해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생보업계는 많고 큰 이슈가 존재했다”며 “특히 과거부터 끌어온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와 유배당 연금보험 과소지급은 생보업계 이미지에 큰 타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FRS17 기준서 발표되면서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생보업계가 자본확충이 시급해졌다”면서 “IFRS17 도입에 따라 상품 판매 전략과 포트폴리오가 보장성으로 전환되고 있는데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행보는 의문이지만 안방보험도 전략이 있을 것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KDB생명과 흥국생명의 RBC 비율은 금감원의 권고치인 150%보다 밑도는데 내부적으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하반기 행보가 향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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