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유지 절반 안 돼…생계형 해지 증가 저해지환급형 힘 못 쓸 듯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생명보험업계의 대표상품 종신보험이 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대표 장기상품인 종신보험 납입 만기 이전 계약을 해지하면 손실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10년 이상 유지하는 고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해지환급형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 및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큰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10년 이상 계약유지 30% 간신히 넘겨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대표상품인 종신보험 상품을 10년 이상 유지하는 계약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계약자가 사망할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받고 각종 특약을 통해 암‧뇌출혈 등 질병 보장도 가능한 보험상품이다.

가입자의 사망을 전제로 하는 만큼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긴 상품으로 계약을 중도해지 할 경우, 소비자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종신보험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시점은 지난 1990년대 중후반이지만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가입자는 턱 없이 적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996년부터 판매된 종신보험 중 10년 뒤인 2006년까지 계약을 유지한 가입자는 전체 계약 중 29%에 불과했다.

2005년 가입자 중에서 10년 뒤인 2015년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는 전체 가입 건 중 36.1%그치고 있다.

국내에서 종신보험 활성화를 주도했던 모 생보사의 경우 전체 종신보험 상품의 85회차 계약 유지율은 33%에 머물고 있다.

기본적으로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을 설계할 경우 중도 이탈을 고려해 상품을 개발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낮은 계약유지율의 첫 번째 원인은 장기간 고액의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기 납입기간 동안 부담해야 하는 고액의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종신보험은 계약자들의 가계 사정이 악화될 경우 가장 먼저 해지하게 되는 1순위 금융상품이다.

생보사들은 고액 보험료에 장기계약 고객 유치가 가능한 종신보험의 활성화를 위해 고민한 끝에 선보인 것이, 지난 2015년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이다.

해지환급금 규모를 줄이는 대신 저렴한 보험료를 책정해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계약유지율 제고하겠다는 취지였다.

◇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도 힘 못 쓸 듯
하지만 최근 보험업계 일각에선 새롭게 등장한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역시 계약유지율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규모의 증가로 인해 보험업권 전체의 해지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보업계의 해지환급금 규모는 지난 2년 간 연속 18조원을 돌파했다. 2002년 이후 관련 연간 13조원 안팎이었던 해지환급금 규모는 2008년 17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5년과 지난해 18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선 보험 계약의 규모가 커짐과 동시 해지환급금 규모 역시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생계형 해지가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등의 요소로 인한 영향도 있지만 결국은 보험료 부담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라며 “최근 계약유지율 제고를 위한 하이브리드형 종신보험과 저해지환급형 상품이 출시됐으나 해당 상품으로 인해 계약유지율이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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