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보험료로 보험사 성장성 판단 어려워…공시 시스템 구축 건의 ‘전망’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생명보험업계에서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작성되고 있는 생명보험협회 보험사 실적 공시를 연납화보험료(APE) 기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초회보험료를 기준으로 보험사 매출을 단순 비교할 경우 일시납상품 등의 일회성 매출 증가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해당 공시를 통해 보험사의 수익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일부 생보사들은 향후 생보협회에 연납화보험료를 기준으로 보험사 실적을 공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건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연납화보험료, 대표적인 보험사 성장성 판단 ‘지표’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생보협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보험사 매출 공시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생보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생보협회가 투자자 정보 접근성을 목표로 제공하고 있는 보험사 별 실적 정보가 실제 보험사의 성장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부 생보사들은 단순히 초회보험료만을 비교할 경우 보험사의 장기적‧일관적인 수입 반영이 불가능하고, 이는 우수한 보험사와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생보협회에서 공시하고 있는 보험사 매출은 보험 가입자들이 납부하는 첫 보험료를 합산해 이를 매출로 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을 통해 공시되는 보험사 별 실적은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 일시납보험 상품 등 판매 상품들의 종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고액의 보험료를 한 번에 납부하는 일시납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의 경우 타 보험사와 비교해 초회보험료 규모가 급증하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판단할 때 보험사 간 실제 거둬들이는 보험료 규모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초회보험료 실적만으로 투자사를 결정한 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보업계는 이 같은 공시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상장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공시하고 있는 연납화보험료(APE)를 거론하고 있다.

연납화보험료는 신계약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모든 첫 번째 보험료를 일 년 단위로 나눈 수치로, 보험 상품 종류와 관계없이 지속적인 보험료 수입을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 현재 연납화보험료 공시 의무는 상장 보험사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업계 전체 연납화보험료 수준을 비교할 방법이 전무한 상황이다.

◇ 생보협회 공시 시스템 개선될까
생보업계 일각에서는 생보협회와 금융당국이 나서 생보업계의 연납화보험료 공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연납화보험료를 공시하고 있는 기존 상장보험사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를 참조해 공시 기준과 체계를 정비할 경우 실제 공시까지 그리 많은 시일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일부 생보사들은 향후 수입보험료 기준을 연납화보험료 기준으로 공시 시스템을 변경할 것을 생보협회에 건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연납화 보험료가 공시되면 소비자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일시납 보험 등 상품별 판매비중과 수익률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저금리 등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보험사와 보험 상품의 성장성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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