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변경‧저축성보험 판매 역량 약화 등으로 자본 확충 부담↑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여파로 올해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사들은 오는 2020년 도입되는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에 대비해 수십조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매출 확대를 견인했던 단기 저축성보험 역시 환급금 산정 기준이 변화하며 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본 건전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생보업계는 하반기 이익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수익성 강화 위주의 현 경영 전략을 수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 생보업계, 하반기에도 매출 감소 지속될 듯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는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던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전년과 비교해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IFRS4 2단계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 방안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온 생보사들은 이에 따른 추가 재정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생보업계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43%, 5%이상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 비중 또한 31%에 이른다.

현 시장금리가 1%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했던 저축성상품에서 지속적으로 금리차로 인한 재정 손실을 입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보험사 경영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당기순이익은 2조2,970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7990억 원)대비 17.9%(5020억 원) 급감했다.

생보사들은 판매가 어려운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입보험료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보험금 지급률은 늘어났으며, 이를 보전할 투자이익률까지 악화되면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당국의 정책변화로 인해 생보사 매출 확대를 이끌었던 단기 저축성보험 판매가 급감할 것이란 사실도 생보업계의 하반기 실적 부진을 전망하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해지환급금 산정기준을 현 보험 계약 기간에서 보험료 납입 기간으로 변경해 원금보장기간을 축소, 소비자 민원 감소에 나선다.

이에 따라 대다수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은 장기 상품으로 변경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과정에서 선지급 수수료가 줄어드는 방카‧설계사 채널의 저축성보험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매출보다는 수익성…자본 확충만이 ‘살 길’
생보업계는 이처럼 매출이 과거와 비교해 급락하고 있음에도 불구,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과거 확정 고금리 상품을 다수 판매했던 만큼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매출 확대가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래 생보사들은 전통적으로 매출 확대를 견인했던 방카슈랑스 채널 저축성보험 판매를 대대적으로 줄이는 한편, 보장성보험 판매 촉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생보업계의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8.2% 증가했으나 저축성 보험은 전년(3.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 증가하는데 그쳤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생보사들은 저금리와 투자영업이익 악화라는 동반 악재를 만난 현 상황에서 향후 단순 상품 판매보다는, 소비자의 재무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 전략이 급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회계제도 변화와 금융당국의 해약환급금 제도 변경으로 인해 생보사들은 단순히 외향만을 확장했을 경우 낭패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 할 경우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업계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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