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응계획서 제출 마감…안이한 태도 반복할까

[보험매일=손성은 기자] 보험업계의 IFRS(국제회계기준)4 2단계 대비책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험업계는 이번 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한 종합대응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당초 제출 마감 기한은 지난 3월 말까지였으나 19개사는 준비 기간 부족 등을 이유로 기본대응계획서를 제출하는 데 그치는 등 안이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낸 바 있다.

◇ 종합대응계획서 제출 마감 기한 임박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30일 보험업계는 금감원에 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한 충격에 대비하기 위한, 최종 종합대응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각 보험사에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한 시스템 개선, 경영 전략, 자본 확충 방안 등이 담기 대응계획서를 마련해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당초 제출 기한은 지난해 말까지였으나 보험업계는 준비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연장을 요청했고, 마감일은 올해 3월로 미뤄졌다.

그러나 당초 마감 기일까지 금감원에 종합계획서를 제출한 보험사는 21개사였고, 19개사는 기본계획서를 그쳤다.

기본 계획서를 제출한 보험사 중 외국사의 경우 본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내사는 이전과 같이 준비 시간 부족이 이유였다.

이에 금감원은 해당 보험사들의 사정을 고려, 제출 기한을 이번 달 말까지로 연장해줬던 것.

제출 기한이 약 3개월이 연장됐으나 21일 기준 종합계획서 미제출 보험사 중 마감 기한 이전 종합계획서를 제출한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업계 일각에선 최근 금감원이 IFRS4 2단계의 단계적 적용을 예고하면 도입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이번 달 말 보험사들의 최종 종합계획서 제출 현황 및 내용에 따라, 보험사에 대한 금감원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 보험사를 강제할 수는 없더라도 IFRS4 2단계 도입 대비가 이미 충분히 이슈화됐고 보험업계에 역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줬던 만큼, 종합계획서 제출을 더 이상 늦출 수 있는 명분이 없다”라며 “약 6개월 간의 준비 기간이 주어졌던 만큼 이번 종합계획서 내용을 통해 보험사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발등에 불 떨어진 보험사는 미적미적
보험업계 일각에선 금감원이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해 보험업계의 안이한 태도는 금융위원회의 친보험사적 태도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FRS4 2단계 도입 대비와 관련한 이슈가 공론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불협화음 내는 듯 한 모습을 연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금감원은 이슈 공론화 이후 보험사에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IFRS4 2단계의 단계적 시행을 요구하는 등 속도를 내왔다.

반면 금융위는 회계 기준안이 확정되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보험사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보험사에 보다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금융위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한 금융위, 금감원 갈등 논란 봉합에 나선 모양이지만 금융위가 금감원보단 더 친보험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며 “사실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대부분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IFRS4 2단계 도입 시기 연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준비를 소홀히 해왔던 점은 금융위의 유한 태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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