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임근식기자]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마리한화’. 한화이글스 야구단에 붙여진 별칭이자 애칭이다. 환각과 중독성이 강한 물질인 ‘마리화나’의 ‘마리’와 한화이글스의 ‘한화’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다.

그만큼 올해 한화 야구가 돌풍을 일으키며 중독성이 강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존재감 없는 야구를 펼치면서 팬으로부터 외면 받아왔던 한화 야구가 올해 달라진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사령탑을 맡으며 분위기가 일신되고 그야말로 연일 재미있는 야구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미 기울어진 판세를 뒤집어 역전을 일궈내는가 하면 지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끈적함까지 겸비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술자리에서 야구 얘기가 나오면 한화야구가 빠지지 않는다.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신풍속도다.

한화이글스의 신바람 야구에 관계사인 한화생명도 덩달아 희색이 만연하다.

얼마 전 기자는 한화생명 홍보부 김상길 부장과 점심을 같이 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한화 야구 때문에 한화생명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됐고 영업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마음속으로 “홍보 멘트”라고 치부하고 말았지만 한화야구가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고 야구단을 통해 기업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수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미디어광고는 여기에 비할 바가 못된다.

김 부장은 월요일마다 우울증(?)에 빠진다. 주말을 쉬고 월요일 출근하기 싫은 이른바 ‘월요병’때문이 아니다.

월요일은 프로야구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화이글스 경기를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없어서다.

기자는 삼성라이온스야구단의 오랜 팬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연고지 구단이기 때문이다.

소싯적 국보급 투수라는 칭호를 부여받은 해태의 선동렬 투수가 그렇게도 미웠다. 삼성이 우승하기를 고대하지만 번번이 선동렬 선수의 구위를 넘지 못하고 좌절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선동렬 선수가 일본구단에 영입될 때 정말 기뻤다. “선동렬 선수가 사라지면 삼성이 우승할 수 있겠구나” 하는 유치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일본 무대에 선 선동렬 선수는 아낌없이 응원했다.

한 달 여 후면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마감한다. 이후 상위 성적 5개팀이 올해 최고의 자리를 가리게 된다.

기자는 한화가 ‘가을야구’에 초대되길 바란다. 나아가 한화이글스 야구단이 최고의 자리에 등극하기를 솔직히 희망한다. 그들의 열정과 혼이 담긴 야구가 김상길 부장을 춤추게(?)하듯 기자의 마음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건데 기자는 삼성라이온스 야구단의 골수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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