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의 관상과 관련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이 회장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관상가를 대동하고 면접을 봤다고 한다.

故 이병철 회장은 사람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자신이 없었던 듯하다. 인재를 채용하는데 관상가의 힘을 빌리는 것을 보면…

아직도 삼성그룹 면접관에는 관상가가 포함되어 있다는 애기가 전해지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용하다는 점(占)집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입시 때에도 문전성시다. 승진, 취업, 결혼, 가정사까지 점술가 입에 기대는 이가 많다.

점술시장 규모가 연간 4조원에 이른다니 ‘불황을 모르는 비즈니스’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점술을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면서도 한켠으로는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판단근거나 위안으로 삼곤 한다.

개인사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업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놓고 점술에 의지한다면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까.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보고펀드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하는데 있어 ‘점술’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용한(?) 점쟁이는 안방보험이 한국 금융업에 진출하면 만사형통할 수 있다는 점괘를 내놓았고 이에 안방보험이 당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의 보고펀드 지분에 대해 인수계약을 맺었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말이 맞다면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63%를 인수하는 대가로 보고펀드에 1조 1,319억원을 지불하는 거래를 점술가의 판단에 맡기는 꼴이 되고 만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나 이미 보험업계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라고 한다.

현재 안방보험 인수 실무팀 2~3명이 서울 모처에서 보고펀드와 주식 양도·양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방보험은 중국 당국의 동양생명의 인수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8월중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양생명 또한 중국 당국의 승인이 8월 확정되면 이르면 9월이나 늦어도 11월까지 주주총회를 거쳐 안방보험 체제가 정식 출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의 의식구조까지 들먹이고 싶지 않지만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사고에 의한 판단이 향후 동양생명 인수 후에도 지속된다면 이는 경계를 넘어 우려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

기업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주요 의사결정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때 마다 용한 점술가의 점괘에 기댈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에 점쟁이의 판단이 깊이 개입되어 있다는 소문이 그저 사실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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