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김성수 상무

[보험매일=임근식기자] 2010년도 말. 교보생명 내에 임원진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하루 이틀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토론내용이 아니었다. 무려 1년 6개월에 걸쳐 내부논의가 지속됐다.

논의의 주제는 온라인보험시장 진출을 어떤 방법을 통해 진행할 것이냐 였다. 교보생명 내에 인터넷사업부를 두자는 측과 독립된 자회사 설립을 통해 진출하자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별도의 자회사를 통한 온라인 시장 진출을 결정지었다. 교보생명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생존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본사내 사업부 형태로는 인터넷보험의 장점을 100% 실현하기 힘들다는 한계인식도 한 몫 했다. 이 결정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의중도 실렸다는 후문이다.

이후 금융당국의 회사설립 인가신청절차를 거쳐 2013년 12월 드디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인터넷보험을 사업부형태로 론칭하는 것과 달리 인터넷 생명보험 전업사가 국내 최초로 얼굴을 내미는 순간이었다.

온라인보험시장 진출 논의과정에서 설립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 문자 그대로 잉태의 고통이 따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탄생의 산파역을 맡은 이가 김성수 상무다.

당시 교보생명 상무보를 역임하며 상품지원과 디지털마케팅팀을 지휘했던 그가 온라인 보험시장의 개척자의 임무를 부여받고 나선 것이다.

그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습니다. 고객에게 생명보험의 가치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인터넷 보험사를 진지하게 검토하게 되었죠”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성수 상무는 내부적으로 온라인 전업사진출이 확정되자마자 해외 사례를 수집하고 인터넷 보험시장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안착을 위한 대책마련에 몰두했다.

이제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문을 연지 1년여. 현 상황에서 굳이 시장진출 성과를 언급한다면 ‘절반의 성공’이라 말하고 싶다는 김성수 상무.

그는 “성공이라면 비즈니스 토대를 마련하고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고 미흡한 부분이라면 아직 소비자의 인식 부족으로 시장이 성숙하지 못해 영업실적이 예상치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자체 진단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금까지 거둔 절반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공격적인 영업드라이브를 건다. 각종 미디어 광고를 통해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인지시킴과 동시에 인터넷보험의 장점에 대한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보험을 가입했다 해지하면 원금은 고사하고 손실이 크다’는 기존 소비자의 인식을 뒤엎은 히트상품 ‘꿈꾸는e저축보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바람몰이를 이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가입 한 달 만에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되고 기준금리 1%대에 3.8%라는 높은 이율이 적용되니 소비자의 구미가 당길 법도 하다.

김성수 상무는 “이 상품이 수익성을 염두에 두고 출시한 상품은 아니다. 인터넷보험에 익숙치 않은 소비자들에게 인터넷보험이 이해하기 쉽고 이용에 편리하며 보험료가 합리적이라는 장점을 직접 체험해 보라는 취지”라며 그 의미를 담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핀테크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 웹모바일 청약시스템과 다양한 결재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며 개인연금 지원과 종업원 복지후생 차원에서 B2B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태세다.

아직 파이는 작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대세 온라인. 보험사들이 속속 온라인 세상으로 집결하고 있다. 올 상반기면 줄잡아 13개 생보사가 온라인상에서 진검승부에 나선다. 20~40대의 미래 잠재고객 잡기 쟁탈전이 벌어진다.

‘온라인 보험사는 전체 생보시장의 성장을 돕는 촉매제’라는 김성수 상무. 그의 말처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그 촉매제의 역할을 수행하고 나아가 온라인 보험시장을 선도해 나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인공이 될지 여부도 오롯이 그들만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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