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와 중소사 상생 길 찾을 수 있을까

‘작년 보험사가 은행 보다 이익을 더 많이 냈다’. 한국 100년 금융사의 이변이 일어났다며 법석을 떤 적이 있다.

언론 보도 내용들을 보면 다분히 은행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은행권을 질타하는 데 지면을 할애했다.
“너희들은 뭐했나. 보험사보다 못하다니!” .

이유야 어찌됐건 보험권이 은행권을 누르고 수익에 앞선 건 보험사 입장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만년 2등 신세의 설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 청량제와 같은 소식일거다.

금융권이 모두 안고 있는 어려움이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과정에서도 보험업계 전체 순이익이 사상 최고인 6조6천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보험사의 들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차분하다. 아니 어쩌면 허탈하다. 은행권 수익을 넘어설 정도로 작년에 보험사가 장사를 잘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착잡하다.

보험사들이 작년에 낸 수익의 대부분은 대형사가 차지하고 중소형사들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두 삼성 ‘보험형제’가 전체 이익의 3분의 1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덩치’큰 순서대로 배분하고 나면 중소형사들은 ‘쥐꼬리’만한 수익을 얻는데 그치거나 오히려 적자의 늪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중소형사의 입장에서 이웃의 큰집 곳간이 넉넉히 채워지고 있는데 내 집 빈 곳간을 바라보면 속이 쓰리기만도 할 터다. 손보사 중에서는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팔고 있는 보험사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사실 삼성화재가 낸 이익이 순수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건 별로 없다. 많은 이익을 자산운용을 통해 낸 것이다. 중소형사는 자산운용 수익 낼 수 있는 여건조차 안되니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겠다.
‘빈익빈 부익부’현상. 보험업권내에서도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소형사의 소외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근접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체감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힘들어 졌다고 아우성들이다.
결국 가진 자의 주머니가 늘어나면서 전체 소득평균치를 끌어올린 결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생보협회장에 오른 이수창 회장은 취임당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조화에 힘쓰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비단 생보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과연 보험업계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동행하며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지금 보험업계는 ‘초대형사는 웃고 중소형사는 우는’ 양극화의 슬픈 자화상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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