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매일=박영미 기자] 코리안리를 필두로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잇따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 규제 강화에 대응해 자본보완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이달 15일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2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후순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금리는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4.6%로 결정됐다.

코리안리가 이번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것은 RBC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규정상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의 15%까지 기본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이번에 발행된 2억달러는 전액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RBC 비율을 산출하는 공식은 요구자본 분의 가용자본이기 때문에 가용자본에 속하는 기본자본이 늘어나면 RBC 비율은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에 205.8% 수준이었던 코리안리의 RBC 비율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약 231% 수준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직후 "강화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RBC 비율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내후년까지는 신용리스크를 산정할 때 사용하는 신뢰수준을 기존 95%에서 99%로 상향 적용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보험업권의 RBC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유인이 커진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규제 강화에 따른 RBC 비율 하락폭이 118%포인트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이런 현상은 다른 보험사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자본보완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행히 저금리가 RBC 비율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금리가 상승할 경우 RBC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아직 발행 경험이 없는 보험사의 경우 자본보완책으로써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인은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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