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출시된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의 판매 실적이 한 달간 40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이 공동으로 신상품을 출시하면 통상 한 달 실적이 10만~20만건을 넘어서는 것에 비해 매우 부진한 수치다.

이는 보험료가 1~2만원대로 저렴해 수수료가 높지 않은 만큼 설계사들의 적극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온라인·홈쇼핑 등 채널 다각화를 권고했으나 현실적으로는 무리라는게 업계 입장이다.

손보사들이 가지고 있는 온라인 채널은 대부분 자동차보험으로 이를 통한 실손보험 판매가 애매한 상황이다. 생보사들은 온라인 채널 자체가 미약하다.

또 홈쇼핑에서는 저렴한 실손 단독상품을 판매해 생기는 수익이 높지 않아 거부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카슈랑스 채널로는 아예 판매조차 할 수 없다. 이에 금융권 및 일부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적을 높이기 위한 방안치고는 감수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전략적으로 내놓은 실손보험 단독상품이 사실상 실패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독상품 출시 취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는 실손의료만을 보장해 가입료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고객선택의 폭을 넓힌다는데 의의가 있다.

즉 기존 상품을 없애고 새로 만든 것이 아닌 만큼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는 3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높은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아직 출시한지 한달여 지난데 불과해 이를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여전히 많다.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했다고는 볼 수 없다. 단 정당한 영업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 집어볼 필요가 있다.

일부 설계사들은 매년 보험료가 갱신되고, 단독상품의 특약이 제한적이라는 등의 설명을 하면서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 이전 막차를 타도록 하는 절판마케팅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권이 교체되는 시점인 만큼 금융당국의 실적압박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실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제공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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