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주혁(jhim@kidi.or.kr)
자동차보험본부 통계팀 팀장

인터넷의 확산으로 촉발된 디지털화는 보험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산업내 투명성을 증가시켰으며, 소비자에게 상품 및 가격관련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여 공급자중심의 시장을 소비자중심으로 전환시켰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 보험사와 소비자간 물리적인 장벽도 크게 완화하였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는 순보험료 자유화와 함께 신규 보험사의 진입, 상품 및 가격경쟁의 본격화, 판매채널의 분화 등을 겪었다. 특히, 다이렉트판매가 활성화 되었고,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경쟁강도가 크게 강화되었다.

자동차보험은 생활필수품화 되어 가격민감도가 높고 상품의 표준화가 용이함에 따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보험상품에 대한 가격민감도는 증가하는 반면, 보험사에 대한 Loyalty는 약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하여 지난 FY'01년부터 11년간 소비자물가는 평균 3.2% 상승하였으나, 같은 기간 대당보험료는 연평균 2.1% 성장하는데 그쳐 보험료가 실질적으로 인하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보험사에 대한 로열티도 약화되어 동일보험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갱신가입율은 FY'05 70.8%이던 것이 FY'08 69.5%, FY'11 67.7%로 점차 하락하였다.

경쟁강도가 큰 자동차보험시장의 특성은 유럽 주요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이미 시장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치열한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보험료 수입이 정체되고 있으며 합산비율도 수년째 100을 초과하는 등 영업손익이 악화되고 있다(개인용을 기준으로 영국은 ’03년, 프랑스는 ’05년, 독일은 ’08년부터 합산비율이 100을 초과).

이에 반하여 상대적으로 다이렉트채널은 크게 활성화되어 영국은 2004년이래 점유율이 40%를 초과하고 있고, 프랑스도 직판상호보험사의 영향으로 40%에 육박하고 있으며, 독일도 13%대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숙기에 있는 유럽 주요국 자동차보험시장의 수익성 악화는 배상금청구소송의 증가나 허위고지 등으로 인한 보험사기증가가 개별적인 원인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성장정체와 가격경쟁의 심화 등이 공통적인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쟁상황이 향후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업전체가 쌍방향 소통을 특징으로 하는 스마트시대로 빠르게 이행되면서 기업들이 자사의 핵심역량과 경쟁방향 자체를 고민하는 변화의 시점에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은 디지털화가 야기하는 가격민감도 상승과 Loyalty저하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보험가입이나 서비스신청이 활성화되면서 가격과 편의성이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더 크게 어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내 채널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높은 적응도(Early Adaptor)와 자동차보험시장의 비대면채널 활성화 경향은 스마트 디바이스의 진전 등에 따라 다이렉트채널 선호층을 더욱 두텁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존 채널도 다이렉트채널 수준으로 접근성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따라서, 주요국 시장에서 나타나는 자동차보험시장의 경쟁이 경쟁환경의 변화를 맞이하는 국내시장에서 심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요국의 시장경쟁격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사례를 교훈삼아 과당경쟁으로 인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수익성 위주의 가격정책 및 인수전략등 건전한 경쟁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스마트 디바이스 등의 발전은 위험세분화 및 정교화를 보다 용이하게 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므로 이를 통한 우량고객선별 및 고객Loyalty 제고등 핵심기능 강화노력이 요구된다.

차별적인 서비스제공이나 보상서비스 효율화등 대면채널의 보험서비스 대체도 필요하겠지만, 환경변화에 대응한 시스템구축비나 광고비지출 등 막대한 사업비지출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보험사기방지등 외부 비효율요인 제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도 점차 중요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시스템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강화에 따른 문제도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주요국 판매채널 사례를 살펴볼 때, 시장세분화 및 차별화전략등 다이렉트채널을 보강하고 기존채널에 직판방식을 접근성을 보완하여 채널간 경쟁을 유도하는등 자동차보험이 보험가입과 관련한 접근통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채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본 컬럼의 내용은 작성자 개인의 의견으로서, 보험개발원의 공식적인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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