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새빨간"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까. 사전에서 "빨강"은 안전색채로 방화·금지표지·소화기·경보기·정지 등을 나타낸다고 돼있다. "명백하다, 아무것도 없다, 아무 관련도 없다"라는 의미로서 "새빨간 거짓말", "빨가숭"이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됐다. "완벽한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됐다는 거짓말. 진실과 거짓말을 가려내려는 인간의 노력도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로마의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거짓말은 진실을 의도적으로 부인하는 것"이라 했다. 하긴 진실을 알고 있어야 거짓말도 가능한 법. 그렇다면 진실을 가려낸다는 거짓말탐지기는 어느 정도의 신뢰도를 갖고 있을까. 1895년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거짓말탐지기는 거짓말을 할 때 심리적인 갈등과 불안으로 인해 신체에 나타나는 증후를 잡아낸다. 웬만한 거짓말쟁이가 아니고서는 거짓말을 할 때 긴장하게 마련이고 긴장하면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면 여지없이 탐지기에 포착된다.

▷하지만 거짓말 탐지기의 정확도는 90%정도. 이 기계의 한계는 사람의 생리변화를 체크하는 수준에 그친다. 그래서 학자들은 직접 거짓말을 관장하는 기관인 뇌를 연구하고 있다. 인간의 우뇌는 감정과 왼쪽 신체를 관할하고, 좌뇌는 논리와 오른쪽 신체를 담당하기 때문에 마음속 본심과 겉으로 표현되는 감정의 차이에 따라 얼굴 좌우근육이 서로 비대칭이 된다는 사실에 착안 것이다. 탐지기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본심을 알려면 안면 좌우근육이 따로 노는지 잘 살펴보면 알 수 있을 법하다.

▷임직원들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있는 손보협회 오상현회장의 경비집행 내역이 업계 사장단 조사단에 의해 일부 공개된 모양이다. 이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을 만큼의 경비가 오회장의 개인용도로 쓰인 것으로 돼있다. 그동안 "음해설"을 주장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오회장의 강변에 고개가 갸웃둥 거려지는 대목이다. 어린애들의 거짓말 버릇은 "피노키오"를 읽어줌으로써 잡기도 한다는데 어른들은 모르겠다.

이민후

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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