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랜덤하우스사가 출판하는 "랜덤 웹스터스 칼리지 딕셔너리"는 미국 영어의 표준사전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의 신조어나 전문용어가 풍부하게 실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90년 개정땐 사전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없애자며 몇가지 단어를 포함시킨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자, 여성, 부인을 뜻하는 woman이라는 단어 이외에도 역시 여자, 여성, 부인을 뜻하는 말로 womyn을 별개로 새로 수록했다. woman이라는 말이 남성에 종속된 인상을 주기때문에 woman을 womyn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남녀 동권론자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herstory라는 단어도 새로 수록됐다. 역사를 뜻하는 history가 남성중심의 역사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여성중심의 역사, 여성사를 의미하는 herstory도 수록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용어들이 과연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시도자체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변화하는 시대상을 그때그때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그런데 우리의 보험용어는 대부분 어려운 한자말과 일본 말투로 돼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류에 편승하지 못한 채 구태를 답습해 왔다. 약관이나 계약서 어느 것을 봐도 일상적인 표현과는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자신이 어떤 내용의 보험에 들었는지 약관이라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도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용어들 때문에 포기하기 일쑤다. ▷보험사의 "주인"은 보험소비자다. 보험소비자가 자신이 든 보험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곤란하다. 모든 계약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돼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보험용어는 일상용어와 같아야 하고 대고객용 서류 등의 문장도 간결하고 알기 쉬워야 한다. 이런 이유로 금감원의 이번 보험용어정비는 평가받을 만하다. 내친 김에 언론에 뿌려지는 보도자료나 상품안내자료에도 보험전문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해설을 주석으로 표기하는 방안 등도 강구되고 있는 모양이다.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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