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운전을? 죽어도 마땅” 황당하다는 느낌을 받았겠지만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력 일간지 "알 쿠즈 알 아라비아"가 전한 기사다. 이 신문은 사막지대에서 자동차사고로 숨진 한 여성운전자의 이야기를 1면 중요기사로 취급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법을 어기고 농장이나 사막 등에서 운전을 즐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리 상식에서 보면 어이없는 얘기긴 하지만 사우디에선 통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운전자는 전주 태생의 최인선씨로 알려져 있다. 1919년 3월 경성자동차 강습소에서 23세의 나이로 시험에 합격해 국내 최초의 여성 운전자가 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그로부터 불과 6년전인 1913년 서울 낙산에 살던 이용문씨가 우리나라 운전면허 1호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여성 운전자의 역사는 남자의 그것과 괘를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장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도로상에서 여성운전자들은 걸핏하면 남성운전자들에게 수모를 당하기 일쑤다. "여자라 반사신경이 늦다니까"에 자존심이 상하고 "여자가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하지" 같은 무지막지한 소리에 분기가 탱천한다. 그러나 실제로 큰 사고는 아니지만 후미추돌이나 주차 관련 사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이 일으킨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몸짓언어의 세계적 권위자 앨런 피즈와 바버라 피즈는 이에 대해 "여자는 뇌 구조상 남자보다 공간지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단순 명쾌하게 설명한다.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주차를 하거나 지도를 읽는 등의 "공간"문제에 부닥치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반면 남자는 100명당 2건꼴로 사고가 나지만 여자는 100명당 0.5건꼴로 사고가 난다.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안전운전에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여성전용운전자보험이 온라인상품에 까지 미친 모양이다. 뭐라해도 여성운전자는 꾸준히 늘고있는 추세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비중 역시 날로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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