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8위까지 관측
매년 1,000억원씩 증가…‘퍼마일’ 효과
일반보험 비중 매년 감소, 저수익 구조

디지털 손해보험사 중 유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캐롯손해보험이 매년 높은 원수보험료를 달성하며 초기 계획인 ‘규모의 경쟁’에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이다.

다만 일반 및 장기인보험 등 수익성 상품에 대한 매출 비중이 갈수록 줄면서 적자 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원수보험료, 하나손보까지 제칠수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캐롯손해보험이 거둔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3,515억5100만원으로, 전년 동기(2,619억100만원) 대비 34.2%(896억5,000만원) 늘었다.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2019년 출범 이후 매년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실제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2020년 235억9,600만원, 2021년 1,439억600만원, 2022년 2,619억100만원, 2023년 3,515억5,100만원이다.

시기상으로 보면 캐롯손보는 2020년 매출 규모로 업계 11위에 불과했다. 10위인 MG손해보험(412억원)과 비교하면 단기간 빠르게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캐롯손보는 2021년 매출 기준으로 흥국화재도 시장 점유율에서 앞섰다. 당시 흥국화재의 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364억원이다.

2022년에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디마케팅을 했던 롯데손해보험(1,378억5,900만원)을 제쳤고, 지난해 기준으로는 하나손해보험까지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손보의 2022년 기준 차보험 원수보험료가 3,34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캐롯손보가 우위에 있는 셈이다. 하나손보를 제쳤을 경우 매출 순위는 8위까지 오른다.

캐롯손보가 이처럼 단기적으로 차보험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었던 건 출시할 당시부터 이목을 끌었던 ‘퍼마일’ 덕분이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외국에서는 활용되는 차보험 형태로, 당시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타는 만큼 보험료를 낸다는 취지에서 차량을 적게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금전적 부담은 덜어주고 동일한 보상을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로써 지난해 한화손보(지난해 기준 7,021억원) 자회사인 캐롯손보가 3,500억원대 원수보험료를 거두면서 한화 계열 손보사의 연간 차보험 원수보험료가 1조원을 돌파했다. 1조원이라는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 만큼,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년 만에 원수보험료를 8위 수준인 3,5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는 건 소비자의 니즈에 충분히 부합한 상품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일반적인 차보험 상품과 달리 적은 보험료만 거두는데 이 정도 원수보험료를 거뒀다는 건 고무적인 성과인데, 한화 계열 손보사의 차보험 매출이 조 단위를 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커지는 규모…일반보험 비중은 매년 축소

캐롯손보의 성장이 출범 초기부터 계획한 규모의 경쟁을 시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뤄졌지만, 일각에서는 매출 구조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롯손보 공시에 따르면 현재 발생하는 매출은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뿐이다.

최근 기준으로 일반보험 원수보험료는 2021년 274억100만원, 2022년 457억9,800만원, 2023년 605억8,300만원으로 매년 늘었다.

다만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규모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해당 기간 일반보험 비중은 19.04%→17.48%→17.23%로 매년 줄고 있다.

자동차보험이 수익성 사업이 아닌 만큼 90%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는 캐롯손보는 매년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에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은 계속 투입되는데 지난해에도 7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매년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품 구조기 때문인데, 수익성 상품 중심의 전환과 활성화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 중 유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캐롯손해보험이 매년 높은 원수보험료를 달성하며 초기 계획인 ‘규모의 경쟁’에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이다.(사진 제공=캐롯손해보험)
디지털 손해보험사 중 유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캐롯손해보험이 매년 높은 원수보험료를 달성하며 초기 계획인 ‘규모의 경쟁’에 한 발 다가서는 모습이다.(사진 제공=캐롯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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