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사이버 테러 등 각종 예상치 못한 위험이 국내 산업 전반에 덮치면서 이를 커버하는 기업성 보험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은 세계 10위의 국내 산업을 커버하는 데 적잖은 문제점들로 시장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 2022년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 2019년 대비 44.1% 증가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의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매년 ‘기업성 보험 통계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5조2853억9100만 원으로 2019년(3조6659억8400만 원)보다 44.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손해보험 중 기업성 보험(원수보험료 기준)의 비중도 2022년 45.3%로 2019년(41.2%)보다 4.2% 포인트가 커졌다.

종목별로는 2022년 기준 종합보험(43.2%), 배상책임보험(27.9%), 해상보험(16.6%), 기술(보험8.4%), 화재보험(4%) 순이다. 화재보험은 종합보험의 패키지보험으로 대체되면서 점차 비중이 줄고, 종합보험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회사별로는 재벌그룹 계열의 삼성화재(20.5%), 현대해상(20.2), DB손보(16.2%)와 LG그룹에서 분리됐다 KB금융지주에 인수된 KB손보(13.9%)가등 4개사가 70.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재벌그룹 계열사들의 기업성 보험 유치가 손쉬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2018년 손보산업 혁신‧발전방안 2단계 발표 후, 기업성 보험 용어 공식 등장

‘기업성 보험’이란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금융위원회가 2018년 6월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방안 2단계’ 발표하면서다. 금융위는 기업성 보험의 경쟁을 촉진시켜 수요자인 기업의 선택권과 보험사의 보험료 적용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개정한 보험업감독규정에 ‘‘기업성 보험’이란 가계성 일반손해보험과 자동차보험을 제외한 일반손해보험을 말한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기업성보험 위험평가정보시스템의 운영을 위해 ‘보험요율 산출기관은 매 사업연도가 끝난 후 집적한 보험요율 및 경험실적 등 보험 관련 통계를 분석하여 기업성 보험의 손해율 등 사고발생 위험을 분석한 보고서(이하 “기업성 보험 통계 분석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홈페이지 등에 공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보험물건에 대한 각종 데이터와 통계를 확보해 다양한 변수를 분석하고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요율을 산출, 이를 토대로 계약자가 수긍할 수 있는 보험료를 제시해야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보험사와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은 기업 운영과 관련해 발생하는 위험을 보장하는 화재보험(일반·공장), 해상보험, 기술보험, 재산종합보험, 배상책임보험 등을 기업성 보험으로 분류하고 2021년부터 매년 ‘기업성 보험 통계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 보험개발원과 업계의 기업성 보험 규모 편차 4조원

그러나 보험개발원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성 보험 규모 산출에 대해 손보업계는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성 보험은 재물보험 특종보험 해상보험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고, 수입보험료가 각각 3분의1 정도에 달한다”며 “보험개발원이 특종보험을 기업성보험 통계에서 제외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일반손해보험에서 가계성 보험과 기업성 보험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굳이 분리하자면 손보사들의 수입보험료 총액에서 예금보험공사에 신고하는 수입준비금을 토대로 산출한 가계성 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을 기업성 보험으로 봐야하는 데 그러면 수치가 보험개발원 자료보다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보험개발원이 분류하는 기업보험 보험 화재(일반·공장), 해상, 기술, 재산종합, 배상책임에 상해, 종합, 기타특종, 권원 보험 등을 추가시킨 규모를 토대로 사업운영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보험사인 스위스리도 2021년 글로벌 기업성 보험시장 규모를 재물보험 2600억 달러, 배상책임보험 2500억 달러, 기타특종보험 2400억 달러 등 7,5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 규모(경과보험료 기준)를 2022년 9조3182억2600만 원으로 2019년(7조3278억9900만 원)보다 27.2% 성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보험개발원 통계와 4조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 기업성 보험시장 정확한 규모 산출 절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기업성 보험 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특종보험을 집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이를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기타특종보험이 2022년 2조2879억3200만 원으로 2019년(1조8044억4600만 원) 보다 27% 증가했고, 기업성 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2년 기준 24.6%에 이르고 있어 이를 제외한 보험개발원의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기업성 보험시장에서 국내 비중은 1%로 글로벌 전체 보험시장의 2.8%(7위)보다 작고, 우리나라 GDP 대비 기업성 보험의 비중도 작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업성 보험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를 위해 수긍할 수 있는 정확한 통계산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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