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분야 전문 지식 갖춰···타사 인사 기조와 대조적 행보

흥국화재가 다양한 보험사 및 조직 이력을 보유한 송윤상 경영기획실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 결정으로 불황을 타개하는 최근 보험업계 추세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러 분야 지식을 갖춘 경영인 선임은 회사가 당면한 리스크에 전방위로 대응할 수 있으며, 사업 방향 점유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 생·손보사 요직 연임···'다재다능' 인사 초점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신임 대표이사에 송윤상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을 내정했다.

송 내정자는 1993년 대신생명(현 푸본현대생명) 입사를 시작으로 현대해상을 거쳐 삼성생명에서 상품개발 및 경영기획,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2014년 KB생명(현 KB라이프생명) 부사장 및 리스크관리본부장에 선임, 약 9년간 역임하며 도중에 KB금융지주 보험총괄직을 겸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아오다 올해 1월부터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으로 부임했고, 이후 약 3개월 만에 흥국화재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흥국화재는 이달 말 진행될 주주총회를 통해 송 내정자를 정식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내정자를 발탁한 배경에 다양한 보험사를 오가며 섭렵한 리스크 관리 능력 및 새 회계제도(IFRS17) 관련 전문성 및 실무 경험을 꼽았다.

고금리 상황 장기 지속으로 올해 보험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데, 송 내정자가 이에 차별화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갖춘 회사 내부 인재를 대표로 기용한 보험업계의 인사 사례와 견줘봤을 때 사뭇 다른 행보다.

실제 동양생명은 입사 이후 30년 이상 동양생명에서 영업 업무를 주로 담당해 온 이문구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 지난 4일 취임식을 가졌다.

교보생명도 지난 6일 교보생명에만 몸담았던 조대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고,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영업 부문 팀장, 본부장, 대표를 역임한 황문규 상무를 각자대표이사로 내정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하향 조정 등으로 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은 소위 '영업통'을 최고 경영자(CEO)로 내세우거나, 내부 사정에 밝은 인물을 발탁하는 형태를 띠었다"며 "흥국화재의 인사는 이와 비교했을 때 손보사임을 감안해도 다분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다분야 지식으로 성과 확보 가능

다양한 분야를 접해온 송 내정자의 경우 각 보험사 및 부서별 특징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협력작용을 끌어내는데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조직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사업 방향을 결정지어야 하는 CEO의 소임에 부합하는 역량으로 볼 수 있으며, 장기적 안목이 필요한 보험업에서 더욱 잠재성이 높다.

송 내정자가 담당했던 재무·기획 분야의 경우 사내 회계 및 세무 지식을 바탕으로 수익 구조 개선이 가능하고, 이러한 업무 흐름을 파악해 자산운용에 기여한다.

또 보험 상품의 개발 및 출시를 담당하고, 이를 유지·관리하는 상품·보상 업무 능력도 향후 흥국화재의 판매 전략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엽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방면으로 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인재는 바람직한 경영 성과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다만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을 다루는 보험업에서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인사 선임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특정 분야 이해도가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흥국화재가 다양한 보험사 및 조직 이력을 보유한 송윤상 경영기획실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사진출처=흥국화재)
흥국화재가 다양한 보험사 및 조직 이력을 보유한 송윤상 경영기획실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사진출처=흥국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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