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단기 실적도 적자 전환으로
금융지주도 인수 포기…매각 5수 실패
건전성 문제 회복 안 돼…6수도 미지수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가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정책금융 전문가인 그의 최우선 과제는 KDB생명의 매각이다. 금융지주가 실사까지 나섰으나, 그의 임기 내 KDB생명의 건전성문제와 추가 자본확충 문제, 이익 및 인력 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매각 6수를 준비해야 하는 임 대표의 지난 1년을 돌아본다. <편집자 주>

정책금융 전문가로 알려진 임승태 대표이사는 KDB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 도전에 실패했다.

취임 1년을 앞둔 상황에서 회사의 실적 견인과 자본건전성 회복, 매각 재도전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 정책금융 전문가도 쉽지 않은 매각

임 대표는 1979년 23회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재무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심의관,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및 상임위원을 지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까지 역임하며 정책금융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해 3월 말 KDB생명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임 대표의 숙제는 회사의 주요 지표 개선을 통한 다섯 번째 매각 준비였다.

임 대표가 취임할 당시인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손익은 377억원 흑자였다. 이는 전년 동기(286억원) 대비 9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취임 당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전 47.68%에서 경과조치 후 101.66%로 개선됐다.

새 회계제도가 시행된 기준에 맞추면 사실상 건전성 지표가 불안정한 상태라는 의미다.

임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여 된 지난해 3분기 시점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KDB생명의 손익은 마이너스(-) 17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1년 전(1,111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지급여력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경과조치 전에는 60.00%였지만, 경과조치에 따른 수치는 128.78%로 1분기 대비 올랐다.

문제는 4분기다. 4분기에 연말 결산을 하면서 대부분의 보험사 실적이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KDB생명의 지난해 전체 흑자 폭은 3분기 대비 커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점이다.

이처럼 악화한 지표는 임 대표 임기 내 최대의 매각 기회라 불렸던 하나금융의 인수 포기로 이어졌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8월 금융지주 내 비은행 규모 확대를 위해 KDB생명 실사를 시작했다.

하나금융은 계열 생보사로 하나생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업권 내 영향력이 작은 만큼 KDB생명 인수를 통해 자산운용 및 규모의 경쟁을 시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KDB생명의 악화한 건전성과 실적, 인수 이후의 추가 자본이 막대한 수준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과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 여부로 인수 희망에 대한 의문을 표시했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은 실사 2개월여 만인 지난해 10월 인수를 포기했다. KDB생명 인수가 그룹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몸값 부담 낮추자”…희망퇴직도

KDB생명은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희망퇴직은 매각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가장 쉽게 몸값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KDB생명은 총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단행, 약 80명의 임직원을 떠나보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에도 업계에서는 여전히 인력이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KDB생명 임직원 수는 586명이다. 희망퇴직 인원을 감안해도 여전히 500명 이상으로, 회사 규모 대비 많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가 KDB생명 매각이라는 숙제를 안고 왔지만, 주요 지표상 쉽게 인수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매각에 차질이 생겼다”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만큼 1년간의 성과가 좋지 못한 듯 하다”고 말했다.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사진 제공=KDB생명)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사진 제공=KDB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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