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친환경 기술력 앞세워 컨테이너선 시장 ‘독주’
상반기 44척 수주…조선 빅3 중 80% 차지하며 점유율 압도
HD한국조선해양이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조선업계의 친환경 전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와 맞물려, 이중연료 추진 기술과 스마트 건조 역량을 갖춘 HD한국조선해양의 독주 체제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총 54척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량(38척)을 훌쩍 넘어섰다.
수주 금액도 84억2,000만 달러(약 11조5,000억 원)로 전년 대비 28%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은 단독으로 44척을 수주하며 전체 수주의 81%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컨테이너선 시장의 독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초에는 아시아 선사로부터 1만5,9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했으며, 총 계약금액은 약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해당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8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약진에는 강화되는 탈탄소 규제에 대응한 친환경 기술력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IMO는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 이상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로,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과징금이 부과된다.
선주 입장에선 친환경 기술과 납기 신뢰를 동시에 갖춘 조선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44척 중 약 60%에 해당하는 26척은 LNG 이중연료 추진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중유 외에도 LNG·암모니아·메탄올 등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탄소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선박용 풍력 장치 ‘윙세일’을 자체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 장치는 항공기 날개 구조를 본떠 바람의 양력을 이용해 선박 추진을 보조하는 기술이다.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를 낮추는 수단으로 평가받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실제 해상에서의 성능 검증도 예정돼 있다.
납기 신뢰도와 가격 경쟁력 또한 HD한국조선해양의 차별화된 강점이다.
이번에 수주한 1만5,900TEU급 컨테이너선의 단가는 2억2,100만 달러(약 3,000억 원)로, 글로벌 해운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제시한 동급 평균 단가보다 약 250억 원 이상 높았다.
고가 수주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정확한 납기, 선진 설계 역량에 대한 신뢰로 고객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울산과 전남 영암 등 국내 조선소를 중심으로 AI 기반의 스마트 공정 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미국 조선사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의 협력을 통해 북미 현지에서도 LNG 이중연료 선박 건조를 확대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 속에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메탄올 추진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에서 세계 최초 수주를 이어가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