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토, 골목상권 위협”…고용 불안·불공정 경쟁 우려

보험 업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법인보험대리점(GA)에도 위기가 닥쳤다. 지난해 1200%룰,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GA 운영 리스크가 가중된 상황에서 생명보험사 제판(제조와 판매)분리와 빅테크의 진출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편집자 주>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대형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GA는 경쟁 우위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45만 GA 소속 설계사들은 소득 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을 우려해 빅테크의 시장 진입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 빅테크 보험업 진출 ‘날개’…시장 혼란 야기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플랫폼은 사이버마케팅(CM)과 텔레마케팅(TM)을 포함해 대면용 보험상품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단, 우선은 미니보험 등 보장내용이 간단하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낮은 보험상품만 허용된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취급하며 가입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한다는 점에서 기존 GA 사업과 유사하다. 빅테크는 온라인으로, GA는 대면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GA업계는 빅테크의 시장 진입이 설계사 고용 불안정 및 시장 독과점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각 플랫폼이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보험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실제 대형 온라인플랫폼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플랫폼 앱 사용자 수는 카카오톡 4566만명, 네이버 4106만명, 토스 1386만명 등이다.

이에 GA 소속 설계사들은 지난 9월 1차 결의대회에 이어 10월 2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플랫폼의 보험대리점업 진출로 인해 2만5000여개 개인보험대리점과 45만명의 보험설계사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광화문 사거리에서 열린 2차 집회에는 5000여명의 GA 소속 설계사들이 참여해 고용 안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GA 소속 설계사 45만명 가운데 약 25만명은 50대 이상에 해당한다. 고연령 설계사 중 정년 퇴직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플랫폼 별도 규제 촉구…“부작용 최소화해야”

빅테크의 보험상품 중개 허용 범위를 두고 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당초 올해 안에 시범 운영될 예정이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해를 넘기게 됐다.

GA업계는 향후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보험상품 중개 범위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플랫폼의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중개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빅테크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이 포함될 경우 설계사 생존권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자동차보험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설계사들의 기본 소득과 직결된다.

예컨대 빅테크가 자동차보험 시장을 잠식할 경우 1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설계사는 기존 고객 1인당 계약 1건만 체결해도 일정 수입이 유지되지만, 신인 설계사는 시장 진입조차 힘들 수 있다.

금융시장의 비대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금융소비자 보호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를 충분히 반영치 못해 소비자 권익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GA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사업 특성상 이용자를 유치하기 너무나도 쉬운 구조로, 한 번 시장에 진입하면 잠식까지 금방”이라며 “업계 간 이해 상충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고려한 추가 규제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대형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GA는 경쟁 우위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45만 GA 소속 설계사들은 소득 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을 우려해 빅테크의 시장 진입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사진=빅테크 3사)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대형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GA는 경쟁 우위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45만 GA 소속 설계사들은 소득 감소가 불가피해질 것을 우려해 빅테크의 시장 진입을 결사반대하고 나섰다.(사진=빅테크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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