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유출 문제 심화…소비자 신뢰 제고 ‘과제’

최근 생명보험사의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출범이 잇따르면서 기존 GA에 위협이 되고 있다.

현재 자회사 GA를 보유한 생보사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라이나생명, 푸르덴셜생명, 동양생명, 신한라이프, 메트라이프생명 등이다.

흥국생명도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자회사 GA 설립 인허가를 신청하고, 내년 초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자회사 GA를 설립하는 건 자사 상품만 판매하기보다 손해보험사 상품까지 판매해 영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기존 GA의 설계사 이탈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제공이나 수수료 지급 등의 조건에 따라 설계사들이 자회사 GA로 이동하면서다.

지난해 자회사형 GA를 제외한 GA 소속 설계사는 15만4534명으로 전년 대비 4676명 감소했다.

GA 설계사 정착률은 지난 2016년 70%대에서 2021년 51%대로 낮아졌다.

설계사 정착률이란 보험설계사로 신규 등록한 후 1년 이상 정상적인 보험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뜻한다.

설계사 정착률이 하락하면 고아계약 양산의 위험도 커진다. 고아계약은 담당 설계사의 이직 또는 퇴직으로 인해 담당자가 공백인 보험계약이다.

이 가운데 GA가 보험 판매채널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A는 불완전판매율 등에서 개선된 지표를 나타내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신뢰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GA업계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내년 ‘내부통제 운영실태 평가제도’ 본격 도입을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

내부통제 운영실태 평가란 각 GA가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체계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제도로, 500인 이상 대형 GA가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부실 GA를 가려내고, 회사별 이행 수준의 차이가 큰 항목들에 대해 모범 경영 사례 등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GA가 내부통제 관리 기능을 보험사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부 초대형 GA를 제외한 대다수 GA는 보험사에 비해 자본력과 인력 등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모 GA의 경우 설계사 가동률과 계약유지율 등 영업 실적과 직결된 지표만 적극적으로 관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라 불량 지점 등에 대한 본사 현장 감사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

한 GA업계 관계자는 “본사의 피드백이 없으면 지표가 저절로 개선될 리 만무하다”며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퇴보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실태평가 제도가 GA업계에 정착해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려면 실효성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기준이 애매할수록 빈틈이 생길 우려가 크다.

GA는 객관화된 기준을 통해 부족한 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업계 상향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GA 준법 업무 담당 인력 확충도 수반돼야 한다.

대형 GA 내부통제 실태평가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향후 중소형 G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GA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해당 제도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정착됨으로써 GA가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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