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뒤 회계기준 변경…RBC비율 유지 나서

보험사들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 막바지 자본확충에 한창이다. 새 제도를 앞두고 남은 하반기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 “건전성 높이자” 막판 스퍼트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공모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4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했다.

새로 발행되는 후순위채의 만기는 10년으로 오는 2032년 9월까지다. 금리는 6.9%로 5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이 있다.

이번 자본확충에 따라 롯데손보 지급여력(RBC) 비율은 6월 말 기준 168.6%에서 185.7%로 17.1%포인트 개선된다.

한화손해보험도 이달 중순 수요예측을 진행해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30년 만기에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콜옵션이 붙는다.

금리는 희망밴드 상단으로 6.20%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맡는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22일 700억원 규모의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1200억원을 조달하는 셈이다.

KB손해보험도 하반기 RBC비율이 150% 이하로 하락할 경우 최대 7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분기 말 RBC비율은 198.7%다.

ABL생명도 이르면 9월 말 자금 조달을 목표로 사모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 4개월을 남겨두고 건전성 끌어올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부채가 기존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되므로, 보험사가 쌓아야 하는 책임준비금 규모가 그때그때 달라진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남은 하반기 최대한의 자본확충을 단행해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몇몇 보험사를 시작으로 나머지 보험사들도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며 “IFRS17 도입 전 자본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 RBC비율, 150% 이상 유지해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보험사 RBC 비율은 209.4%로 전분기(246.2%) 대비 36.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우려해 ‘적정성 평가(LAT) 규제 완화안’을 제시했다. LAT 잉여금의 최대 40% 한도 중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한 부분까지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이 완화안 덕분에 올 2분기 보험사 RBC 비율이 대체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일부 보험사는 미흡한 수준이다.

한화손보의 2분기 RBC비율은 135.9%로 전분기 122.8%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금융당국 권고치(150%)보다 낮다. MG손보 RBC비율 역시 2분기 말 74.24%로 지난 1분기 69.27% 대비 소폭 올랐으나,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에 못 미친다.

금융위원회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해약환급금 부족 사태에 대비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보험부채 시가평가 시 보험회사가 적립하는 보험부채가 감소해 해약환급금과 보증준비금에 미달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보험업계는 내년 IFRS17와 함께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라 현행 RBC비율을 ‘적정 수준’으로만 유지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ICS 하에서는 현행 RBC비율 체계가 사라지므로 금융당국 권고치만 넘으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K-ICS에서는 내재 리스크가 지금보다 훨씬 자세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 막바지 자본확충에 한창이다. 새 제도를 앞두고 남은 하반기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사진 출처=픽사베이)
보험사들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 막바지 자본확충에 한창이다. 새 제도를 앞두고 남은 하반기 양호한 건전성 지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사진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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