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장마철 자동차 사고 증가 예고…보험사 ‘근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작년과 달리 올해 교통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車보험 손해율 ‘악화일로’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작년 5월(80.9%)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82.6%(가마감)를 기록했다.

이 중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빅4’ 손보사인 삼성화재(77.0%→79.5%), 현대해상(78.0%→76.2%), KB손해보험(73.7%→78.0%), DB손해보험(75.0%→78.0%)의 평균 손해율은 77.9%로 전년 동기(75.9%) 대비 2%포인트 올랐다.

손해율이 상승하면 자동차보험에서 지급한 보험금이 늘었다는 의미다. 적정 손해율은 80% 수준으로, 이를 초과하면 가입자가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내주는 보험금이 많아진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4%로, 전년 동기(82.7%)와 비교해 약 2.3%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이는 지난 4월까지 자동차 운행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나들이 철인 5월로 접어들며 자동차 운행량이 많아지고, 그에 따른 사고가 급증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점점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7~8월은 여름휴가와 장마철이 겹치면서 자동차 사고가 늘어 손해율이 치솟는 시기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년 만의 흑자를 낸 기쁨도 잠시, 다시 적자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8~2020년 내내 적자를 기록하다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교통량이 급감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야외 활동에 대한 욕구가 터져 나오면서 자동차 사고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자동차보험 2년 연속 흑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소형사, 대형사보다 부담 커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경우 내년에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는 대형사에 비해 가입자가 현저히 적은 데다, 가입자의 사고율이 더욱 높은 편이다.

앞서 손보사들은 올해 4월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를 인하했다. 지난해 손해율이 개선되자 보험료를 인하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조치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각 1.2%,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각 1.3%, KB손보는 1.4%를 인하했다. 이어 일부 중소형사도 잇따라 보험료를 소폭 내렸다.

1인당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60~7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2~1.3% 인하 시 보험료는 7200~8400원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중소형사에 적지 않은 타격이다.

만약 내년에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중소형사는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손해율 관리가 취약해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대형사로 쏠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 중소형사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 14.0% ▲2018년 13.9% ▲2019년 12.3% ▲2020년 10.0% ▲2021년 9.4% 매년 감소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일부 중소형사는 일부러 판매율을 감소하는 ‘디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며 “그럴수록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대형사로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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