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점유율 0.67%…롯데손보도 코앞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한 지 3년차인 지난해,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였다. 타는 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로 입소문을 타면서 원수보험료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다만 적은 보험료를 받고 초기 사업을 시작한 만큼, 사고 발생에 따른 손해율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 캐롯손보, 3년 만에 MG‧흥국 제쳐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반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농협손보를 제외한 12개 손보사 중 캐롯손보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0.67%를 차지했다.

캐롯손보는 2019년 10월 우리나라 최초로 인터넷 전업 손해보험사로 출범했다. 타는 만큼 보험료를 내는 형태의 자동차보험이 주력 상품이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혁신 상품도 판매한다.

캐롯손보가 지난해 거둔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439억원이다. 전년 동기(236억원) 대비 509.7%(120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캐롯손보는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 0.2%의 MG손해보험을 제친 바 있다.

캐롯손보는 하반기 들어 점유율 0.64%의 흥국화재도 제쳤다. 흥국화재의 원수보험료는 1364억원이다. 1년 전(1499억원)과 비교하면 9.0%(135억원) 줄어든 수치다.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 다음 목표는 점유율 0.85%인 롯데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821억원으로 캐롯손보와 382억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캐롯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이 늦었음에도 이처럼 빠르게 원수보험료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건 국내에서 처음 판매된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형태 때문이다.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해외에서 이전부터 판매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형태의 상품이다.

해당 상품의 특징은 타사 대비 낮은 기본 보험료에 주행 거리에 따라 보험료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즉, 타는 만큼 보험료를 후불로 내기 때문에 차량 이용량이 적은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들이 차량 이용량이 적은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이 있지만, 이보다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한편, 대형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고착화 돼 있는 상태다.

점유율을 보면 삼성화재(27.47%), DB손해보험(20.09%), 현대해상(20.05%), KB손보(12.43%)로 80.04%를 차지했다.

이 외에 한화손해보험(9.01%), 메리츠화재(3.76%), 악사손해보험(3.24%), 하나손해보험(1.65%), MG손보(0.14%) 등으로 나타났다.

◇ 손해율 ‘최고’ 발목 잡을수도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 급격히 확대하는데 성공했지만, 손해율 악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캐롯손보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04.9%로, 손보사 중 가장 높았다.

손보업계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의 특성상 초기에 적은 보험료를 거두고 사고 시 가입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만큼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본다.

일반 자동차보험의 경우 산정된 요율에 맞춰 일정 보험료를 거두고 사고가 없거나 이동량이 없으면 돌려주는 형태지만, 퍼마일은 타는 만큼 보험료를 내기 때문에 초기 보험료 규모가 적고 작은 사고에도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중소형 손보사의 경우 대형사에 가입하지 못한 사고율 높은 소비자 유입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큰 보상 인프라를 갖춘 대형 손보사 가입을 희망한다”며 “하지만 대형 손보사들은 불량 물건을 거를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중소형사로 유입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사의 경우 똑같은 보험금을 지급해도 손해율이 높아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캐롯손해보험)
(사진 제공=캐롯손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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